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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구원 | 인터넷문학상 장려상 - 한인니문화연구원상 '별을 보고 싶으면 하늘을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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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인니문화연구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01-27 19:45 조회5,0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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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보고 싶별을 보고 싶으면 하늘을 보아라

                                                                              유서연



1.jpg

20137월 늦은 밤, 도로를 꽉 메운 차량에서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는 검은 매연들을 마시며 나는 자카르타에 다시 돌아왔음을 깨달았다. 푹푹 찌는 한국의 여름을 떠나 자카르타에 도착한 그 밤 호텔로 가는 길, 어린 동생이 차창 밖을 보며 한 가지 질문을 우리 가족에게 했다."저 사람들은 왜 다 길바닥에 앉아있어요? "예상치도 못한 질문에 우리가족은 적절한 답을 찾지 못했다


3년의 어린 시절을 이 나라에서 생활한 나 또한 7년이 지난 지금도 그 문제의 정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자카르타에 7 년 만에 다시 왔다고 하면 사람들은 종종 무엇이 가장 많이 변한 것 같으냐 물어본다. 엄마는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말씀하셨고 오빠는 아직도 개선되지 않은 생활여건들을 지적하였다.

 

하지만 아빠는 변한 것은 없다고 하셨다. 아빠는 인도네시아가 엄마 다음으로 가장 좋다고 하신다. 한국에 있을 당시 새벽 늦게까지 인도네시아어 공부를 하시던 아빠의 모습을 보며 나는 그 열정이 어디서 나오는 건지 어디를 향한 건지 짐작조차 하지 못하였다. 식사 중에 인도네시아어를 가르쳐주실 때면 귀찮아하는 나였다. 그러나 내 눈에 비춰진 인도네시아의 모습은 심한 교통체증과 공해, 길거리의 노숙자들 등 예전과 별 다른 점이 없는 도시였다. 에어컨은 어디를 가도 풀가동 되어있었고 인터넷도 느린 편은 아니었다. 하늘에는 별 하나 없었고 차와 빌딩이 도시를 꽉 채우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인도네시아에 살면서 자카르타를 벗어나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곧 알게 되었다.


자카르타를 떠나게 된 건 학교에서 가는 졸업여행 덕분이었다. 외국에서의 중학생 생활은 꽤나 힘들었다. 말도 잘 안 통하는 친구들과 같은 수업을 받고 같은 숙제를 해야 하는 것에 적응 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힘들었던 중학생 생활이 이 여행을 마지막으로 끝이라고 하니 괜히 섭섭한 마음이 들었고 그래서 더욱 이번 여행에서 꼭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

 

2시간도 안 걸린 짧은 비행시간을 마치고 바탐에 도착했을 때에 나는 입을 떡 벌리고 말았다. 우선 매우 더웠고 주거환경도 매우 나빴기 때문이다.

몇몇 아이들은 거의 벌거벗은 채 돌아다니기도 했다. 여행의 목적지인 수기 섬은 바탐에 위치한 작지만 아주 아름다운 섬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45일간의 와이파이 없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밖에 나가면 어제와 똑같은 바람이 불어왔고 그 바람은 자카르타에서 낮이나 밤이나 항상 켜져 있던 에어컨보다 훨씬 좋았다. 항상 요란하게 울리던 아침 알람 소리보다 친구들의 잔소리에 잠을 깨는 것이 더 좋았다. 하지만 하루하루가 이렇게 여유 있게 지나가는 것은 아니었다. 중학교의 마지막 시간이라고 했던 만큼 낮에는 정신없이 바빴다. 보트를 혼자 조종해야 했고, 한국 친구들과 함께 선생님과 친구들 앞에서 애국가를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의미 있는 활동은 중학교가 있는 또 다른 섬으로 가서 현지인들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수기 섬에서 보트를 타고 15분정도 가니 바탐의 유일한 중학교가 나타났다.

그 학교의 모습은 그동안 보아 온 학교들과 많은 차이가 있었다. 운동장은 전혀 관리가 안 된 그냥 흙바닥이었고 에어컨이 있는 시원한 교실은 상상도 못하는 일이었으며 체육복과 교복의 질도 매우 낮은 상태였다. 그 곳 아이들은 사람들이 무작정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들과 어부들의 어류 남획을 위해 사용된 독 때문에 바로 옆 넓은 바다에서 마음대로 수영조차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런 환경 속에서도 마을사람들은 우리를 위해 환영의 노래를 따뜻하게 불러주었고 우리는 선생님께 배운 대로 손끝에 힘을 주지 않고 가볍게 악수를 나누며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곧 우리는 친구가 되어서 학교 벽에 오징어와 문어를 그리며 그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 속에서 하루를 보냈다. 그들의 미소는 지난 날 선생님께서 전 세계 학생들의 행복도와 성적을 조사한 결과에 대해 말씀해 주시던 한국에서의 수학시간을 떠올리게 했다. 여러 국가 중 놀랍게도 인도네시아가 행복도 1위를 차지하고 한국은 훨씬 낮은 순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다고 우리와 비슷한 성적을 갖고 있던 싱가포르는 행복도가 우리만큼 낮지도 않았다.

 

오히려 상위권이었다. 수기 섬 주민들이 쾌적하지 못한 환경 속에서도 항상 활짝 웃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니 그 조사결과가 이제는 놀랍지 않다. 내가 갖고 있던 막연한 불만과 불평이 얼마나 내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는지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들보다 많이 가졌다는 착각, 그들보다 더 행복할거라는 오만을 버리고 인간의 가장 기본이 되는 순수함과 그것을 표현하는 웃음의 숭고함을 느낀 소중한 경험이었다. 푹신한 소파가 아닌 길거리 땅바닥에 앉아있어도 친구와 가족을 사랑하며 하늘을 바라보며 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는 이들의 삶을 함부로 말할 수 없게 되었다.

언젠가는 한국 사람들도 인상 찌푸리지 않고 활짝 웃으며 살아갈 날이 꼭 왔으면 좋겠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이제는 아빠가 왜 인도네시아를 좋아하시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하루의 끝자락에서 수기 섬의 밤하늘은 아름다웠다. 밤이 되자 별들이 하늘을 가득 메웠고 손만 조금 뻗으면 닿을 수 있을 것처럼 느껴졌다. 그것은 난생 처음 본 하늘이었다. 하늘은 원래 별들이 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새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또 그 하늘에서 유성이 떨어지는 모습도 직접 볼 수 있었다. 절대 못 잊을 그 순간은 정말 유성처럼 빠르게 내 눈을 지나갔고 그 순간 나는 작은 소원을 빌었다. 웃음을 잃지 않게 해 달라고.


하늘은 언제나 별들이 쌓여있는 아름다운 곳이지만 자카르타에서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검은 공해로 인해 우린 그 아름다운 하늘을 볼 수 없는 것이다. 별을 보고 싶으면 하늘을 그냥 바라보면 되는 곳, 그곳은 인도네시아의 수기 섬이었다. 인도네시아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감동적이었고 섬 주민들의 미소처럼 진정한 인도네시아의 참 모습이었다.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친한 친구와 이별하듯 나는 그 하늘을 한없이 바라보았다. 자카르타의 모습은 진짜 인도네시아가 아니다. 진짜 인도네시아의 모습은 따뜻한 사람들의 웃음이고 아름다운 하늘이다.


긴 여정을 끝내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켠 노트북과 에어컨은 나에게 조금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제는 이것이 다시 일상이 되었고 달라진 점은 없다.


나의 노트북에 차창에 그리고 자카르타의 빌딩 숲속에 수기 섬의 아름다운 하늘과 그 하늘 아래 환한 미소를 띤 사람들이 스쳐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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