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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동무의 영국여행기 9 : 소견, 대영박물관과 내셔날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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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데사드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4-08-21 06:18 조회3,092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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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박물관, 이번 여행지 중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한 곳이다.
많은 자료를 뒤지게 한 곳이고 후기를 쓰는데 차례를 미루며 고민을 한 곳이기도 하다.
예상보다 더 소란했고 복잡했던 곳, 연구가 아닌 여행의 특성상 체공 시간을 길게 잡을 수도 없는 곳.
그러나 그렇게라도 일견함으로써 다녀와서 여러 종류의 자료들을 지루한 줄 모르고 탐색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대영박물관은 이번 여행지 중 가장 긴 시간을 탐방한 곳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대영박물관 자료들을 많이 살펴본 것이
유물들을 미학적이나 사학적으로 깊은 탐구를 하고자 한 것은 아니었음이 아쉽다.
그 아픈 역사와 슬픈 가치 때문에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고백하거니와 대영박물관이란 존재에 대한 불편함이 내 생각을그렇게 이끌었다.
대영박물관의 남의 것(?) 잔치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나만의 경험이
아닌 것 같다. 가까이는 길동무 중에도 가감 없이 그런 소견을 피력했었으니까.
 
그곳에 소장된 문화재들을 축조한 문화적 힘과 그 공로에 대해서
존경을 표하지 않을 사람 누가 있으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각 문화재들이 지닌
가치에 대해 그저 두 손을 모으고 마음을 경건하게 추스릴 것이다.
인간이 지닌 힘의 원천을 새삼스럽게 가늠해보면서 말이다.
그러나 그것을 수장하고 있는 대영박물관에 대해서는 꼭 고운 시선만이 아닐 것 같다.
“그럼 왜 갔는가?”하고 반문할 수도 있다. 말하거니와 “보기 위해 갔다.”
보고 났더니 미추와 호오가 생겨났고 그 생각을 좀 밝히는 것뿐이다.
내가 공부 할 수 있도록 많은 자료를 축적해준 미디어들과
세계 유수의 전문가들께 고마운 마음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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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제19대 왕조 람세스 2세의 거대한 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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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박물관 엘리자베스 2세의 그레이트 코트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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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의 로제타석, 
같은 내용이 세 가지 문자로 번역되어 기록된 화강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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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근동지방 아슈르나시르팔 2세의 님루드 궁전의 
인간의 머리를 한 거대한 사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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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리아 궁전의 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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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아메노피스 3세의 거대한 석상의 머리 부분.
왕관을 쓴 두상의 높이만 3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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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의 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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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투사의 투구. 검투사들은 무장을 하고 로마의 군중들 앞에서
죽을 때까지 싸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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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라관의 북적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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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물관 내부>
  
“대영박물관은 세계 그 어느 박물관보다 지역적으로나 역사적으로 고르게 소장품을 가지고 있다. ‘남미의 금’이나 ‘몰디브의 문화’, ‘렘브란트의 그림’ 또는 ‘힌두교’와 같은 다양한 주제로 특별 전시회를 개최할 때에도, 유물을 빌려올 필요가 없이 박물관의 거대한 수장고에서 필요한 유물을 꺼내기만 하면 된다.
 
대영박물관에서 사온 책 머리말의 한 대목이다. 이건 자랑일까? 오만일까?
호전적 기질을 지닌 침략자, 전쟁 승리를 빙자한 노략자들의 후한무치일까?
한마디로 좀 읽기 불편한 머리말이었다. 물론 책에는 유물에 대한 수집과 기증,
보존과 연구라는 명분 등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럼 그로 인해 찬탈과 다름없는 그 모든 수집 과정이 정당화 될 수 있을까?
나로서는 영향력 있는 결론을 도출할 능력이 없다.   
 
그래서 선현을 빌어 대영박물관 존재가 왜 불편한가를 말하려 한다.
우리 역사의 큰 스승 중에 퇴계 이황선생이 계시다.
주지하다시피 그는 벼슬자리를 물리고 낙향하기를 좋아했다.
그가 사양한 벼슬자리만 70여회가 넘는다.
누가 뭐래도 진리에 입각해 평생을 사신 분이다.
그는 그가 산책하던 강가나 산길의 돌 하나, 풀 한 포기에도 각기 이름을 지어 붙여주며
사랑하던 분이다. 하물며 돌 하나, 풀 한포기 있던 자리에서 억지로 옮겨오는 것은
자연을 거스르는 것으로서 단호하게 위배라 했다.
선현의 사상을 연구 발전시켜 퇴계학을 성립해 물려주기도 했다.
자연을 지배하려는 서구 사상에 ‘자연합일’ ‘무위자연’ 따위의 동양의 정신 운운하며 우열을
가리자는 게 아니다. 박물관에 수장한 많은 문화재가 온전한 데가 없다는 것이 슬펐다.
대포를 쏘아 부셔오고 두들겨 떼어 오느라 여기저기가 상흔이었다.
생명이 있는 것으로 치면 이미 피를 쏟아내고 죽은 지 오래일 것들이었다.
이미 그렇게 훼손되었기 때문에 옮겨와서 보호 중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유물이라고 할 수도 있다. 어쨌든 유물이 산지보다 대영박물관에
더 많다고 하는 식의  자랑은 부끄러운 것이라는 의미다.
힘으로 침략하고, 민족을 살상하고 문화를 함부로 변질 시킨 것도 유분수려니와, 
유물까지 강탈해 와서 이젠 내놓고 자랑할 일은 분명 아니다.
절차를 거쳐 사들인 것도 있겠지.
이제라도 그렇게 절차를 밟은 것만 소장하면 어떨까.  
 
모든 생산물은 산지가 최고다. 유물인들 어찌 원산지에 있어야 제격이 아닐까?
양질의 보존 운운은 언어도단이다. 현장에 있으면 보존이 안 된다고 누가 장담하는가?
그리고 모든 것은 제각기 가진 수명이 있음은 너무나 명백한 진리다. “만물은 변한다.”는 것 말고는
모두가 변하는 것이 만고의 진리다. 정말로 수명이 다한 것은 기록이란 수단을 빌리면 된다. 좋다.
과연 영원하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그 유물의 창조자인가? 그 후예인가?
영국이여, 하루빨리 대영박물관의 모든 유물을 원래의 제자리로 돌려놓으면 어떻겠는가?
신사의 나라로 평가받는 영국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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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내셔날 갤러리 앞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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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관람객을 위한 내셔날 갤러리 한국어 평면도>

 
 
내셔날 갤러리에 갔었다.
휴일이어서 그런지 그 앞 광장은 인파로 북적거렸다.
갤러리 내부도 한산한 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품격이 거기 있었다.
들어서자 느껴지는 아! 순하디 순한 기의 흐름, 순정한 기가 온몸을 감쌌다.
힘으로 남을 해할 줄 모르는 이들의 기운이 거기 모여 있었다.
몸은 정치권력과 부에 지배를 당했을지라도 정신은 무한 자유를 꿈꾸며
살았던 위대한 정신들이 거기 있었다.
몸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정신을 남긴 이들의 이름과 혼의 실체가 거기 있었다.
고뇌하고 고뇌하며 하늘 끝을 향한 정신, 낮추고 가라앉아 더 내려 갈 수 없는
바닥까지 파들어간 불굴의 정신들이 거기 있었다.
몸은 건져 올린 해초와 같이 늘어졌을지언정 정신은 밤하늘의 별빛보다 더 반짝였을
예술가들의 혼이 아름다운 역사가 되어 거기 모여 있었다.
  
동물적 힘보다는 식물적 상상력을 사랑했던 사람들, 역사를 사실대로 표현하고,
아름답고 선하게 그리며, 진리를 교육적으로 도출한 혼들이 거기 있었다.
인간 세계의 아이러니 보다는 천상의 순리를 그렸어라. 현실에 가득한 병폐보다는
차라리 비현실적이지만 꿈을 그렸었네. 현실의 아귀다툼을 그렸다면 그것은 곧 충고요 가르침이었네.
사실대로 인물을 그렸으되 그 인물의 보이지 않은 혼을 그리려 했으리라.
자연을 사실대로 그렸으므로 자연이 지닌 그 생명력을 더 극대화하려 했겠지.
만약 힘을 가진 자의 요구에 응해 정신을 소홀히 했다 한들 어찌 그들의 탓이랴.
헛된 신을 창시한 힘에 의해 헛된 필을 놀렸다 한들
신이 그들의 진심을 아는 바 노할 신이 어디 있으랴.  
 
레오나르도, 라파엘, 반 에이크, 미켈란젤로, 반 다이크, 렘브란트, 고야, 드가, 세잔느, 모네
그리고 반 고흐 등 거기 다 모여 있었다. 시대를 초월하고 국가와 민족을 초월해
사람과 역사, 우주를 담론하고 있었다. 서로의 다름을 기쁘게 인정하며 참다운 영원을 노래하고 있었다.
내셔날 갤러리 탐방은 전날 대영박물관에서 느꼈던 불편함에 대한 힐링이었다.
내셔날 갤러리는 사진 촬영이 엄격히 금지되어 있었다.
료라 해봐야 겨우 전면의 사진과 갤리리의 평면도 뿐이다.
 
여행은 감동을 원한다. 충격을 원하지 않는다. 놀람도 좋고 탄성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종래에는 누구나 여행이 감동이기를 바란다.
그래서 무수한 사람들이 이슬처럼 스러져간 전쟁의 산물은 감동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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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승주님의 댓글

승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공감.. 대영 박물관은 아직이지만 루부르를 보고 느꼇던 그런 울분 같은 느낌을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
대저 문화라는 게 뭘까요?  先者들의 삶의 모습이 이어진 現者들의 삶의 연속된 행태의 총체라 사료되거늘, 그들(소위 선진 문화를 창조하고 이끌고 있다고 자부하는 국가와 그 구성원들)이 과연 세기를 선도하는 문화인들일까요? 제국주의 침략의 역사는 그들 선조대에서 행해진 어쩔수 없는 국가적 선택이었다고 항변하지나 않을까요? 
방대하고도 섬세한 수필을 읽는듯한 여행기 .. 즐겨 읽고 있읍니다.
노고와 필력에 갈채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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