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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추리소설-김성종) 어느 창녀의 죽음 4,5,6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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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데니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1.202) 작성일10-02-22 11:57 조회5,529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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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자신의 식욕이 언제나 이렇게 좋지 않기 때문에 그는 언젠가는 자신이 큰 병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곤 했다.

「왜 안 먹나? 술이나 마실까?」

김 형사의 얼굴에는 일부러 우정을 과시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오 형사는 고개를 흔들었다.

「술 마실 돈 있으면 네 마누라한테나 갖다 줘.」

「누가 몰라서 안 갖다 주나.」

「그림, 뭐야?」

「돈이 생길 때마다 제때 제때 상납하면 버릇만 나빠진단 말이야.」

「하하, 그럴지도 모르겠군.」

오 형사는 자신의 웃음이 허황하게 터지는 것을 그대로 내버려두었다. 그것을 지켜보던 김 형사가 무안했던지 조

금 얼굴을 붉히면서 말했다.

「사실은 오늘 돈이 좀 생겼거든 또 얻어 터질까봐 너한텐 말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사실 못 받을 돈도 아니

었어.」

오 형사는 웃음을 거두고 식어빠진 국그릇을 젓가락으로 휘저었다. 그는 자기를 가까운 친구로 알고 부정(不正)

에 대해서 그렇지 않다는 뜻으로 해명하려고 드는 동료 경찰관의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았다.

「백만 원 날치기를 해결해 주었어 그것 때문에 사흘이나 뛰었는데 수고료쯤…….」

「그만해둬.」

「듣기 싫을 거야. 돈 좀 빌려 줄까?」

「괜찮아.」

「넌 묘한 데가 있어. 이해를 못하겠거든, 알 것 같으면서도…….」

김 형사가 초조하게 그를 바라보았지만 오 형사는 대꾸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김 형사가 그를 건방진 놈이라고

생각한 나머지 신통치 않다고 판단할 것이고, 결국 그에게서 멀어질 거라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가급적이

면 김 형사에게 그런 판단이 빨리 찾아들기를 그는 바라고 있었다. 비슷하게 생긴 얼굴들과 거듭 친교를 맺어 가

며 산다는 것이 그에게는 가벼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전혀 낯선 사람들 사이에 있을 때가 오히려 안정감

이 더했다.

「여자 생각 안 나?」

김 형사는 고깃덩어리를 입 속에 넣으며 물었다.

「뭐. 별루…….」

「저 보라구. 혼자 살면서 여자 생각이 안 난다니 이상해. 난…… 마누라가 있는데도 오입 안하곤 못 배기는

데…….」

「넌 정력이 왕성하니까.」

「흐흐, 젊을 때 많이 해야지. 그런데…… 너 아까 왜 거기 가서 그걸 봤지?」

「뭐 말이야?」

오 형사는 기분이 언짢아지면서 물었다.

「죽은 여자 말이야.」

「아. 그건…… 궁금해서 가 본 거지.」

「궁금하다니?」

김 형사의 눈이 번쩍했다. 그것을 보자 오 형사는 자신이 아침부터 한 사건에 빠져 있었음을 깨달았다.

「사람이 죽었으니까…… 궁금한 거지.」

「죽었으면 그것으로 끝난 거지, 궁금하긴 젠장.」

김 형사는 다시 고깃덩어리를 하나 입 속에 집어넣었다.

「참, 이 사진인데…… 본 적 있나?」

오 형사는 호주머니에서 죽은 여자의 사진을 꺼내어 김 형사에게 보였다.

김 형사는 사진을 한 장 한 장 훑어보고 나서 고개를 흔들었다.

「모르겠는걸. 왜, 무슨 냄새라도 맡았나? 지시 사항인가? 타살이야?」

김 형사는 턱을 내밀면서 한꺼번에 물어 왔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지시 받은 것도 아니고…… 검시의의 보고로는 타살도 아닌 것 같아. 그렇지만 아직 모

르지. 단정은 금물이니까.」

「거 어쩌자고 시키지도 않은 일을 억지로 만들어 가지고 그러는 거야?」

「이유는 없어. 물론 그대로 내버려두면 시체야 규정대로 처리되겠지 하지만 그렇게 되면 너무 억울해.」

「뭐가 억울해?」

「그렇게 연고자도 없이 죽어 간 사람들 말이야.」

「이런, 제길…… 죽는 사람이 어디 한둘인가. 그렇게 따지다간 한정이 없어. 살인사건도 처리 못해서 밀리는 판

에 그런 데까지 일일이 신경을 쓰다간 모두 미치고 말 거야.」

「하긴 그래. 모른 체해 버리면 사실 모든 게 별것 아니지 그렇지만 가끔 가다 무시하기 힘든 것들이 있어. 오늘

들어온 여자 시체가 그래. 할말이 많은 여자였던 것 같아.」

오 형사는 자신의 말이 허황하게 들리는 것을 느꼈다. 아닌게 아니라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김 형사는 숨가쁘게

웃어 제꼈다. 그는 한참 후에 헐떡거리면서 말했다.

「역시 넌 다른 데가 있어. 너 같은 친구가 경찰관이 되었다는 게 이상한 일이야. 내 생각엔 넌 학교 선생이나 하

면 좋을 거야.」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5부
 
그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입을 다물고 식당 밖으로 나왔다.

불자동차가 사이렌을 울리면서 미아리 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들은 함께 그것을 바라보다가 동시에 서로 마

주보았다. 오 형사가 사진을 내밀면서 먼저 입을 열었다.

「부탁이 있어. 담당 구역이니까 창녀들 중에 이런 여자가 있었는지 알아봐 줘. 일부러 시간을 낼 필요는 없

고…….」

「그 여자가 창녀 출신이라는 건 어떻게 알아?」

김 형사가 의아한 시선을 던져 왔다. 쇼 윈도의 불빛을 받은 탓인지 그의 얼굴은 좀 상기되어 있었다.

「창녀 출신이라고 단정하는 게 아니고, 검시 보고서를 보니까 그럴 가능성이 많아서 그러는 거야, 거기가 헐 정

도로 남자 관계가 많았던 여자니까 하는 말이야.」

「부탁하는 거니까 알아보긴 하겠지만 기대하지는 마. 신경 쓸 일도 아닌데 자꾸 그러면 몸에 해롭다구.」

돌아서 가는 김 형사의 뒷모습을 그는 씁쓸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길게 이어진 담뱃재가 입술 끝에서 꺾어지면

서 그의 턱 밑으로 부서져 내렸다. 어둠과 빛 사이로 문득문득 출몰하는 행인들의 얼굴이 하나같이 모두 걸려 있

는 것처럼 보였다. 오 형사는 그들과 부딪칠 것이 두려워서 한 쪽 벽에 붙어 서서 경찰서쪽으로 조심스럽게 걸어

갔다.

이튿날은 김 형사로부터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 오 형사 자신도 그것을 크게 기대한 바도 아니었기 때문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는 무거운 기분으로나마 어제 있었던 일로부터 관심을 돌릴 수가 있었다. 사실 그는 일이

엄청나게 많았기 때문에 김 형사의 말대로 상관의 지시도 받은 바 없이 변시체의 신원 따위나 조사하고 다닐 만

큼 그렇게 한가한 입장이 못되었다.

오후 늦게 그가 창문으로 넘겨다보니 뒤뜰의 그 여자 시체는 이미 치워지고 없었고, 대신 그 자리에는 형체가 큰

남자 시체 하나가 새로 놓여 있었다.

3일째 되는 날, 그러니까 수요일 아침, 오 형사는 커피를 한잔 마시기 위하여 본서 서원들이 단골로 출입하고 있

는 부근 다방에 나갔다. 갑자기 밀어닥친 한파(峯波)로 눈이 얼어붙는 바람에 길이 아주 미끄러웠다. 다방 안으로
막 들어서자 마침 레지 하나를 붙잡고 노닥거리고 있던 김 형사가 이쪽으로 손을 번쩍 쳐들어 보였다

그가 다가가서 앉자 김 형사는,

「왜 면도도 하진 않고 그 꼴이야.」

하고 말했다.

「만사가 귀찮다. 아가씨, 커피나 한 잔 가져와.」

오 형사는 스커트 밑으로 드러난 레지의 허벅지를 황홀한 듯이 바라보았다.

「네 눈초리를 보니까 꼭 굶주린 늑대 같다. 야.」

「정말 요즘은 괴롭다.」

오 형사는 엉덩이를 흔들면서 주방 쪽으로 가고 있는 레지를 다시 멀거니 바라보았다.

「새장가를 가면 되지 않아?」

「싫어.」

「왜?」

김 형사가 허리를 앞으로 굽혀 왔다.

「그것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야. 자신이 있어야 돼 난 말이야, 자신도 없고…….」

그의 말에 김 형사는 실내가 떠나가도록 웃었다.

오 형사는 커피를 마시면서 자기의 말이 사실 엉터리는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거, 부탁한 거 말이야…….」

김 형사는 웃다가 흘러내린 콧물을 손수건으로 닦으며 말했다.

「알아봤어?」

오 형사는 번쩍 정신이 들었다.

「알아봤는데 신통치가 않아. 단성사 골목으로 쑥 들어가다 보면 군고구마 장사를 하는 늙은이가 하나 있는

데…….」

「늙은이라니 무슨 말투가 그래.」

「아, 그런가. 그 노인한테 사진을 보였더니 아는 체를 하는데 정확한 말은 피하더군 바빠서 더 이상 못 알아봤는

데 거기 가서 다시 한 번 물어 봐.」

「수고 많았어. 차 값은 내가 내지.」

오 형사는 김 형사가 내주는 사진을 받아들고 벌떡 일어섰다.

「아니, 이 양반이 돌았나? 벌써 가는 거야?」

김 형사가 앉은 채로 눈이 휘둥그래져서 그를 바라보았다.

다방을 나온 오 형사는 곧장 단성사 쪽으로 걸어갔다.

종로 일대를 몇 년 동안 돌아다닌 그였지만 종3의 사창가만은 언제나 그에게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그는

그곳 출입을 꺼려했고, 그래서 그 지역이 그의 담당 구역으로 배정될 때면 가능한 한 변경 신청을 내곤 했었다.

아직 미혼이었던 몇 년 전. 그러니까 그가 경찰관이 된 직후 그는 종3의 사창가를 지나다가 남자로 태어나서 처음

으로 여자관계를 맺은 적이 있었다. 창녀가 우왁스럽게 움켜쥐고 끌어당기는 바람에 방안에까지 멍청하게 끌려

들어간 그는 당당하게 체위(體位)를 갖춘 그녀가 손수 그를 끌어내려 배 위에 태울 때까지도 부끄럽고 죄스럽고

무서울 뿐이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일을 치르고 밖으로 헐레벌떡 뛰어나온 그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소름끼치는

구토와 허탈뿐이었다. 그는 창녀의 얼굴을 기억할 수가 없었다. 그 대신 그의 머리에는 머리 가죽이 드러나 보일

만큼 숱이 적은 머리칼과 나병 환자처럼 거칠고 반점이 있는 피부, 그리고 검게 썩은 늪 속으로 돌연 그의 남근을
집어삼키던 보랏빛의 혓바닥만이 생생한 모습으로 남아 있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그는 즉시 임질에 걸려 몇 달

동안이나 병원 출입을 해야 했고, 그로 인한 고통은 치료 후에도 오랫동안 그를 괴롭혀 주었다. 무엇보다도 치료

기간 동안 지출된 그 많은 비용이 모두 빛을 얻어 쓴 것이었으므로 그것을 갚느라고 그는 그의 박봉을 꼬박꼬박

털어놓아야 했던 것이다. 이유라고 친다면 좀 어설프겠지만. 아무튼 이런 과오로 해서 사창가에 대한 그의 감상

은 지긋지긋하다는 것 외에는 달리 할말이 없었다. 그러니 그가 그 일대를 꺼려한 것은 당연했다.

오 형사는 어깨에 힘을 주고 골목으로 들어섰다.
 
 
 
6부
 
폭 4미터 정도의 골목에는 입구부터 각종 장사꾼들이 판을 벌여 놓고 있어서 몹시 비좁아 보였고, 생존의 구차함

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골목은 직선으로 뻗으면서 도중에 왼쪽으로 여러 갈래씩 뻗어 나가고 있었다. 전주 주

변마다 누우런 오줌이 얼어붙어 있는 것을 보고 오 형사는 자신도 그 자유스러움에 참가하여한 번쯤 실컷 소변을
보고 싶었다.

아침인데도 여자 하나가 그의 팔을 끌었다.

「놀다 가세요.」

하고 창녀는 말했다. 껍질처럼 붙어 있는 흰 화장기와 피곤에 절은 두 눈빛이 핏빛 입술과 함께 그의 앞길을 완강

하게 가로막고 있었다. 그는 갑자기 으스스 추위를 느끼면서 얼떨결에 여자를 밀어 버렸다. 여자는 힘없이 벽에

부딪히면서 쓰러질 듯하다가 가까스로 몸을 가누면서 그를 노려보았다.

「야. 이 개새끼야.」

여자는 숨을 가다듬은 다음 다시 소리를 질렀다.

「똥이나 퍼먹어라.」

오 형사는 뒤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걸어갔다. 왠지 창녀의 욕지거리가 허망하게 들릴 뿐 불쾌하지가 않았다. 그

로서는 자신이 경찰관 냄새를 피우지 않는다는 것이 기분 좋게 여겨졌다. 사실 감추려고 하는데도 냄새가 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었다.

김 형사의 말대로 골목 중간쯤에 머리가 하얗게 센 노인이 고구마를 굽고 있었다. 노인은 몹시 추운지 어깨를 잔

뜩 웅크린 채 두 팔로 불이 들어 있는 드럼통을 껴안고 있었다. 좀체로 움직이기 싫은 듯이 그렇게 고정되어 있는
노인의 모습을 보자 어쩐지 그는 선뜻 다가서기가 민망스러웠다.

기척을 느끼고 노인이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엇갈린 시선이 표정 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노인은 둥근 눈의 사팔

뜨기였다.

그 위에 유난히 깊이 파인 두 개의 주름이 이마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고구마 하나 먹을까요?」

오 형사의 말에 노인은 묵묵히 드럼통 뚜껑을 열었다. 오 형사는 그 속에서 주먹만한 것을 집어내어 껍질을 벗겼

다.

아직 아침 식사를 하지 않은 그는 오랜만에 그것을 맛있게 먹을 수가 있었다. 마침 나이 어린 창녀 하나가 맞은편

에서 그의 먹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하나 줄까 하고 생각하다가 그는 그대로 묵살해 버리고 두 번

째 고구마를 입 속에 처넣었다. 그리고 다섯 개를 더 골라 낸 그는 노인에게 그것을 모두 봉투에 넣어 달라고 부

탁했다. 노인은 잠깐 주춤하다가 역시 묵묵히 손을 움직였다. 크고 억세 보이는 노인의 턱은 좀체로 움직일 것 같

지가 않았다.

봉투를 받아 든 오 형사는 노인에게 사진을 내밀었다.

「이런 여자 모르십니까?」

다섯 장을 모두 유심히 보고 난 노인은 초조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시선은 엉뚱한 방향으로 빗나가고 있

었다.

「이런 여자 보신 적이 있습니까?」

그의 다그쳐 묻는 말에 노인은 여전히 대답이 없이 눈만 굴리고 있었다. 크고 두터운 입술이 움찔거리는 것을 오

형사는 안타깝게 지켜보았다.

노인은 생각해 보는 듯하다가 이윽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때 킥킥 하고 웃는 소리가 들려 왔다 오 형사는 담 벽

에 기대어 서있는 어린 창녀를 쏘아보았다.

「벙어리예요.」

창녀는 킥킥거리며 말했다. 그 말을 듣자 오 형사는 얼굴이 화끈 달아오름을 느꼈다. 동시에 그에게 한 마디의 언

질도 주지 않았던 김 형사의 처사가 고약스럽게 생각되었다.

그가 맥이 빠져 돌아서려고 하자 노인이 갑자기 그의 팔을 나꿔채면서 어린 창녀를 손으로 가리켰다. 오 형사는

노인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곧 창녀에게,「너 몇 살이니?」

소녀는 대답 대신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사람들이 그들 남녀를 힐끗힐끗 바라보며 지나가는 바람에 오 형사는

창피한 생각마저 들었다.

「제 방 따뜻해요. 놀다 가세요.」

어린 창녀가 그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몹시 추운지 솜털이 귀뿌리와 뺨에서 가늘게 떨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뿌

리쳤다.

「까불지마. 나 경찰이야. 너 이 여자 알지?」

그는 어린 창녀에게 사진을 내밀었다. 그녀는 금방 겁먹은 시선으로 그를 찬찬히 바라보다가 머뭇거리며 사진을

받아 들었다. 그리고 깜짝 놀랐다

「아, 이 여자, 죽었네요?」

창녀의 두 눈이 크게 확대되는 것을 오 형사는 가만히 지켜보았다.

「이 여자 정말 죽었어요?」

어린 창녀는 질린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 죽었어. 잘 아는 사이야?」

「잘 몰라요.」

「그러지 말고 아는 대로 말해 봐. 자, 이거 먹으면서 잘 생각해봐.」

그는 소녀에게 고구마 봉지를 안겨 주며 부탁했다.

「싫어요.」

어린 소녀는 그것을 뿌리치면서 그를 흘겼다. 어느새 소녀의 큰 눈에는 눈물이 번지고 있었다.

오 형사는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소녀가 마음을 가라앉힌 다음 스스로 말해 줄 때까지 그로서는 별다른 수가 없

었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눈치를 채고 모여든다면 정말 난처해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다행히 그녀가 입을 열어
주었다. 그녀는 몹시 어려운 것을 말하는 것처럼 감정을 누르면서 띄엄띄엄 소리를 내었다.

「그 여자 잘 몰라요. 잘 모르지만…… 몇 번 본 적이 있어요.」

「어디서?」

[이 게시물은 요한!님에 의해 2010-03-04 07:12:32 문화/예술/관습이야기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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