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서비스업의 '도와 드립니다'라는 표현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654)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기타 | 서비스업의 '도와 드립니다'라는 표현

페이지 정보

작성자 명랑쾌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183.235) 작성일20-09-28 07:09 조회6,315회 댓글2건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481320

본문

서비스업은 종류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1차 산업과 2차 산업에 속하지 않는 모든 산업이 서비스업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니까요.

요즘 4차 산업이라고 하는 것들도 사실 대부분 서비스업의 연장입니다.

전 그중에서도 대행업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합니다.


2015년 중순경, 인니 최대 한인 커뮤니티인 인도웹이 달아올랐던 일이 있었습니다.

모 비자업무 대행업체와 의뢰인이 진실 공방을 벌이며 크게 한 판 붙었는데, 인도웹 회원들도 대거 양쪽 진영에 참전하면서 사태가 커졌던 사건이었죠.

저도 즐거운 마음으로 참가해서 진흙탕에 신나게 구른 덕에 인도웹에서 또라이로 이름을 날리게 됐고요. ㅋㅋ

대행업체와 아무 관계 아니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대행업체를 옹호하거나 반대편을 비난하고 조롱한 댓글들 중 일부가 대행업체 직원이 사무실에서 아이디를 바꿔가며 단 거라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하고, 참 재미있었습니다.

그 사건으로 인해 깊은 내상을 입은 사람들이 많았는지, 이후 인도웹 게시글 수가 급감하기도 했습니다.


그 사건이 벌어진 초기, 대행업체와 의뢰인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어진 단초는 바로 '도와 드린다'라는 표현에 있었습니다.

의뢰한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의뢰인이 컴플레인을 한 상황에서 대행업체 직원이 의뢰인에게 "저희도 도와 드리려고 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했는데, 의뢰인이 "돕기는 뭘 도와요? 돈 받고 하는 일이지."라고 한 거지요.

의뢰인이야 원래 마음이 상해 있었고, 대행업체 직원도 그 말에 마음이 상했던 걸로 보입니다.

양쪽 다 심정적으로는 이해가 갑니다만...

전 대행업체 직원의 표현이 부적절했다고 생각합니다.



도움 : 어떤 일이 잘되도록 거들거나 보탬을 주는 일

서비스 : 재화를 생산하지는 않으나 그것을 운반, 배급, 판매하거나 생산과 소비에 필요한 노무를 제공하는 일

서비스업 :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는 산업


적지 않은 사람들이 '서비스'와 '도움'을 혼동하는 경향이 있는데, 딱히 얼토당토 하진 않습니다.

뭔가 도움을 제공하는 행위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도우미'라는 순화된 순우리말이 만들어지기도 했지요. (지금은 전혀 다른 의미로 변질되었습니다만)

한국인에게 '서비스 안주'는 공짜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서비스는 한국어로 '도움'이 아니라 '용역'입니다.

서비스업은 용역을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는 것이지, 도와주고 돈 받는 게 아닙니다.

'돕는다'라는 한국말에는 '대가를 받지 않는다'라는 의미가 은연중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서비스 업종 중에서 컨설팅이나 대행업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에 '서비스=도움'이라고 인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가령, 마트 계산대 캐셔나 식당 서빙, 택배 배달 등등은 분명히 서비스업이지만, 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은 자신이 고객을 돕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유독 컨설팅이나 대행업만 그런 경향이 있어요.

저는 그 원인이 '당신이 할 수 없는 일을 내가 해주는 거다'라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코드 찍찍 찍고 거스름돈 계산마저 컴퓨터가 해주는대로 내미는, 아무나 할 수 있는 하찮은 마트 캐셔일과는 다르다는 프라이드의 발현이겠지요.


혹자는 '도와 드립니다'를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이기 위한, 부드러운 표현으로 쓴다고 항변할 수도 있습니다.

글쎄요... 의도는 갸륵하지만, 정말로 그렇게 인식하는 태도는 곤란합니다.

업무에 있어서 '도와준다'라는 표현은 무책임한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나는 그냥 도와 드린 것 뿐이예요.' 뭐 이런 거죠.

상대와의 관계나 상황에 따라, 상당히 무례한 표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주방장을 돕는 게 주방 보조의 업무지만, 주방장에게 '전 지금 주방장님을 도우려고 이러는 거예요'라고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해 볼만 합니다.

이런 저런 일이 벌어질 여러 가능성이 있지만, 그 중에 주방장이 감격에 겨워 주방 보조를 얼싸안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없을 겁니다.

얼싸안는 '것처럼' 보이는 반응을 보일 순 있겠지만요.


도움이 되었다고 마음 속으로 보람을 느끼는 것과, 상대 면전에서 그런 말을 입밖으로 내뱉는 건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댓가를 받지 않는 자원봉사자조차도 봉사를 받는 대상에게 그런 말 함부로 하지 않습니다.

말 자체가 좋은 뜻을 가졌다고 해서, 항상 좋은 건 아니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됩니다.

좋아요 3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satekecil님의 댓글

satekeci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27.♡.87.46 작성일

아주 아주 정확한 내용 체크해 주셨습니다. 특히나 인니인들은 서비스=도움을 혼동하는게 아니라, 일부러 사용하고, 그 책임에서 아주 아주 자유로운 것 같아요....진짜 속 시원한 지적 감사 합니다.

주사랑님의 댓글

주사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33.30 작성일

옳은 말씀입니다. 식당 주인은 식당에 들어 와 음식을 시킨 사람들의 허기를 면할 수 있도록 도와 주지만 도와준다는 표현은 안쓰지요. 당연히 상응하는 댓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아무도 그런 표현은 쓰지않지요.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8,417건 6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8277 노하우/팁 [국내외입시]미국대학 패스웨이(Pathway)의 장단점! gongma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7-14 7396
8276 일상 오늘의 많이 본 뉴스 조미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7-14 5079
8275 일상 2023학년도 서울대학교 해외고 수시 입시 완전 정복 iik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7-13 4698
8274 노하우/팁 [세계대학백과] 프린스턴 대학교 (Princeton Universit… gongma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7-07 10311
8273 노하우/팁 좋아요1 [국내외입시]미국 대학 학기 제도를 알아보자! (feat. Semes… gongma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7-05 10985
8272 노하우/팁 [세계대학백과]미시간대학교-앤아버 (University of Mich… gongma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6-29 14213
8271 노하우/팁 [국내외입시]미국 대학 유형부터 순위까지 알아보자 (feat. 세계 … gongma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6-27 11293
8270 기타 Toyota 신차 구매 대기 기간 (2022년 6월 기준) 이비캠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6-22 6031
8269 노하우/팁 [세계대학백과]하버드대학교 Harvard University gongma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6-22 8447
8268 노하우/팁 좋아요1 [국내외입시]2022년 유학가고 싶은 나라 세계 1위는 어디일까?? 댓글1 gongma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6-20 10446
8267 일상 자체 제작 자료) 2023학년도 대학별 재외국민 입시 완벽 정복 - … iik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6-20 6972
8266 일상 자체 제작 자료) 2023학년도 대학별 재외국민 입시 완벽 정복 - … iik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6-20 7241
8265 일상 좋아요1 2023학년도 서울대학교 특례 입시 완전 정복 댓글1 iik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6-20 2400
8264 일상 좋아요1 돗자리 깔 준비 댓글1 beautici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6-19 3558
8263 노하우/팁 [국내외입시]영국 대학교 1학년 입학을 위한 "파운데이션 과정" 첨부파일 gongma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6-16 10540
8262 노하우/팁 좋아요1 [세계대학백과]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MIT 댓글1 gongma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6-14 10424
8261 기타 좋아요1 인도네시아의 건축 허가(IMB) 신청 요건 댓글4 본대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6-13 8490
8260 일상 좋아요2 sup buntut ^^ 댓글2 생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6-09 8542
8259 노하우/팁 [국내외입시]국제공인영어시험 시험정보 비교정리! (TOEFL,IELT… gongma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6-09 9209
8258 노하우/팁 좋아요2 엑셀을 액세스로 바꿔야 하는 이유 AccessLov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6-07 6130
8257 노하우/팁 [세계대학백과]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 (Caltech) gongma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6-07 7921
8256 일상 좋아요2 인도네시아 첫 1000만 관객 영화 목전 beautici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6-03 8349
8255 일상 향후 재외국민 특별전형 입시 미리보기 iik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6-02 6700
8254 일상 국내 상위권 대학 특례 입시 Q&A - 3 iik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6-02 6425
8253 노하우/팁 [국내외입시]IB Sciences(Group4) 체크포인트, 202… gongma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6-02 6511
8252 기타 오래전에 생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5-31 4844
8251 기타 의류 벤더 기업 설문조사 부탁 드립니다. ㅠㅠ 인도워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5-30 6647
8250 노하우/팁 [세계대학백과]홍콩대학교 The University of Hong K… gongma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5-30 8549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