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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 [산하칼럼]법버러지 양승태를 위한 역사 : 평양성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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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walidengan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163.14) 작성일18-06-09 12:43 조회2,46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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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8년 신라와 당의 연합군이 고구려의 숨통을 끊어놓기 위해 평양성에 육박할 즈음 동원한 군대는 당나라 50만, 신라 20만이라고 했다. 요동 지역을 거의 상실하고 연개소문의 장남은 당나라의 앞잡이가 되고 남쪽의 방어를 맡은 연개소문의 동생은 신라에 항복한 상황이었지만 고구려는 버텼다. 연개소문의 아들 삼형제 중 막내 아들 남산은 보장왕의 명을 받아 성 밖으로 나가 항복했으나 실권자이자 연개소문의 둘째 아들 남건은 성문을 닫아걸고 저항을 포기하지 않았다.

 

평양성은 대동강과 보통강을 해자 삼고 근처 지형을 절묘하게 이용한 요새였다. 수나라 수군이 이 성 외성에 진입했다가 몰살당했고 연개소문이 살아 있을 때 이 성을 포위했던 당나라군은 여러 번 참혹한 패배를 맛보았다. 남건 이하 고구려군은 또 한 번의 겨울을 기다렸을 것이다. 그때까지만 수비를 철저히 하면 과거 당나라군이 그랬듯 “추위로 무릎을 끌어안고 엉엉 울다가” 제풀에 지쳐 물러갈 수 있다고 보았으리라. 상당수의 고구려인들도 그렇게 믿었을 것이다. 평양성벽만큼은 당나라건 신라건 넘어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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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군 총사령관이라 할 남건이 군사 지휘권을 부여한 것은 승려로 기록된 신성이라는 자였다. 남건이 바보가 아닌 이상 불경 외고 목탁 두드리던 절간 스님을 끌고 와서 지휘권을 맡긴 것은 아닐 터, 신성은 남건이 신뢰할만한 능력의 보유자에 항전의 목소리를 높였던 이일 것이다. 동생 남산이 이끌고 나가 항복했던 고구려의 수령이 98명이었다. 그런 부류를 제외하고 연남건이 고르고 고른 인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신성은 당나라와 내통하고 있었다. 남산은 성 밖으로 나와 항복했으나 신성은 아예 성문을 열고 당나라군과 신라군을 받아들일 요량이었다. 신성의 부하들이 은밀하게 평양성벽을 내려와 당나라군과 접촉했고 성문을 열겠노라는 약속까지 교환한다.

 

악전고투하고 있었으나 평양성의 항전은 치열했다. 기가 질릴 정도로 많은 대군을 앞에 두고도 한 달을 넘게 격전을 치루고 있었다. 신성이든 그 부하들 몇 명이 은근슬쩍 성문을 열 분위기는 아니었다. 나름의 준비가 필요했다. 자신들의 직속 부대가 해당 성문에 배치됐을 때를 고려해야 했고 “이렇게 해 봐야 무슨 소용 있나?” 속삭이기도 하고 완강히 거부하는 이들은 옆구리를 칼로 찌른 채 성 밖으로 내던져 버리기도 했을 것이다. 그렇게 5일이 지났다.

 

마침내 신성과 그 부하들이 평양성의 성문 하나를 장악했다. 약속한 신호가 성 밖의 군대에게 보내졌을 것이고 고구려 700년 사직의 종말을 알리는 빗장이 풀렸다. 그 성문으로 뛰어든 건 신라군이었다.

 

신라군도 용감했겠지만 고구려의 계교가 아닐까 의심한 당나라 총사령관 이세적이 화살받이로 내세웠을 가능성도 크다. 어쨌건 500명의 신라 기병이 일제히 성문으로 돌입했다. 그들은 상륙 작전의 교두보에 비견될 성문을 확보하는 한편 닥치는 대로 성내를 휘저으면서 불을 질렀다. 혼란이었다. “성문이 뚫렸다.”는 것은 최후의 보루가 무너진 것을 의미했다. 의지하고 있던 성벽이 무용지물이 됐다는 충격과 공포가 평양성을 휩쓸었다.

 

그래도 일부 고구려군은 뚫렸다는 성문을 향해 달려갔다. 막아서는 신라 기병의 말을 도끼로 찍고 활로 쏘아 떨어뜨리면서 성문에 근접했을 때 그들은 또 한 번의 놀라운 상황에 직면했다. 미친 듯이 성문 안으로 밀고 들어오는 당나라군과 신라군보다 더 눈에 띄는 존재들. 바로 남건이 그렇게 믿고 군사(軍事)를 통째로 맡겼던 민머리 승려 신성과 그 부하들이 당나라 군과 신라군을 인도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을 것이다.

 

발 아래가 무너져 내린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말도 나오지 않고 어떻게 욕할 기운도 없어지고 어깨가 늘어지고 다리에 힘이 빠지는 그런 상황. 보고를 받은 연남건도 비슷한 심경이었을 것이다. 그는 당나라군과 신라군에 맞서 최후의 결전을 벌이는 대신 칼로 자신의 목을 찌른다. 그러나 그럴 만한 힘도 남아나지 않았기 때문일까. 그는 자살에 실패한다. 

 

배신이 뼈아픈 이유는 일종의 되치기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다고 믿은 자신의 힘과 체중이 오히려 자신을 내동댕이쳐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힘을 들였던 만큼 충격이 오고 체중을 실었던 만큼 자신의 몸은 더 망가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난공불락으로 견디던 요새나 도시가 배신자의 변심이나 지도자의 무기력함으로 무너져 내린 것은 세계 역사에 지천으로 깔려 있다. 그리고 최근 우리는 참으로 전형적인 역사적 배신자를 목도하고 있다. 전 대법원장 양승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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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하건 인정하지 않건 사법부는 우리 사회의 최후의 보루 같은 존재였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욕설을 퍼붓기도 하고 가래침도 뱉지만 그 결정에 노골적인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았고 그를 바꿀 수 있는 세력은 더더구나 없어 보였다.

 

“어쨌건 무죄 (또는 유죄) 판결 났잖아!”하는 소리는 그에 대한 모든 항변을 무력화시켰고 피와 살로 구성된 똑같은 인간인 판사의 판단일 뿐인 판결이 ‘실체적 진실’이 돼 ‘사회적 규범’이 되고 ‘집행의 근거’로서 국민들의 일상을 규정해 왔다. 불만스럽더라도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마지못한 복종에는 사법부에 대한 가냘프지만 기본적인 신뢰가 깔려 있었다. 헌법 제 103조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는 조문에 크게 의지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신성을 믿었던 남건처럼. 고구려 병사들처럼.

 

그러나 대법원장을 지냈다는 양승태는 그 믿음을 신성처럼 헌신짝처럼 내버렸다. 헌법보다 권력자의 ‘말씀’에 더 귀를 기울였고 고구려 중 신성이 이세적과 내통했듯 자신의 이익 확보를 위해 한 나라의 사법 체계와 그에 딸린 수많은 이들의 인권을 권력자와 ‘거래’했다. 법원행정처 문건에 등장하는 바 “사법부가 VIP(박근혜 대통령)와 BH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권한과 재량 범위 내에서 최대한 협조해온 사례를 상세히 설명”하고 다녔다. 그 내용을 보면 그대로 당나라군 맨 앞에서 “이쪽이옵니다!”를 부르짖는 신성을 목도한 남건의 심경이 된다.

 

“①합리적 범위 내에서의 과거사 정립(국가배상 제한 등)

②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사회적 안정을 고려한 판결(이석기, 원세훈, 김기종 사건 등)

③국가경제발전을 최우선적으로 염두에 둔 판결(통상임금, 국공립대학 기성회비 반환, 키코 사건 등)

④노동개혁에 기여할 수 있는 판결(KTX 승무원, 정리해고, 철도노조 파업 사건 등)

⑤교육 개혁에 초석이 될 수 있는 판결(전교조 시국선언 사건 등) 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VIP와 BH에 힘을 보태 옴”.

 

참 이런 이들이 행한 판결로 인해 국가에 의해 만신창이가 됐던 사법 피해자들이 기껏 받은 배상금을 국가에 되갚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한 나라의 정보 기관 수장이 국기(國基)를 뒤흔든 사건이 적절하게(?) 처리됐으며 법리와 상식에 앞서 '국가 경제‘를 걱정하는 듯 하면서 결국 기득권의 이익을 챙기는 판결이 난무했고 1심과 2심에서 승리했던 KTX 여승무원들은 어이없는 패배를 당했을 뿐 아니라 되물어내야 할 돈의 무게는 한 생명을 앗아갔다. 그래 놓고 “열심히 했지요?” 하면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댔던 대법원장이 “대법원의 신뢰가 무너지면 나라가 무너진다.”는 소리를 터진 입이라고 그 혓바닥에 담는다.

 

쌀에 기생하면서 쌀을 축내고 그 쌀을 못쓰게 만드는 벌레들을 우리는 일컬어 ‘밥벌레’라고 한다. 밥버러지라고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법에 기생하면서 법률 체계를 무너뜨리고 법을 허섭쓰레기로 만드는 이들을 우리는 법버러지라 부르지 않을 수 있을까. 이 법버러지의 배신을 징치하지 않고, 세스코를 부르든 무슨 약을 치든 이 법버러지들을 몰아내지 않고 우리의 성(城)을 지킬 수 있을까.

 

적어도 우리는 성문이 열린 다음 망연자실 침략자를 이끄는 신성의 민머리를 보며 허탈해 했던 고구려 백성들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자살에 실패할만큼 힘 빠진 남건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더하여 여기는 고립무원의 평양성도 아니다. 우리의 신뢰를 통째로 갈아마신 배신자 법버러지를 처단할 힘은 우리에게 있지 않겠는가. 그 법버러지를 옹위하며 사법 농단을 벌인 새끼 법버러지들도 아울러 콩밥버러지들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최소한 그래야 ‘대법원에 대한 신뢰’든 무엇이든 기대할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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