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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누가 누구를 탄핵하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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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13.254) 작성일16-12-18 10:46 조회3,141회 댓글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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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터지는 광장엔 승리의 환호성이 퍼지고 언론들은 저마다의 헌사를 내건다. 지식계와 연예계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은 촛불을 회고하며 승리를 자축한다. 이 얼마나 낯선 추억인가. 그러나…, 일말의 의심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한국인은 어떤 승리를 거둔 것이며, 한국 민주주의는 그 성공을 확신할 수 있겠는지.

만장일치의 환호성 역시 의심스럽다. 만장일치는 종종 우민(愚民)들의 허무한 열정에 불과했다. 그런 불안이 밤바다처럼 일렁거린다. 어떤 언론은 ‘구체제는 무너졌다!’고 헤드라인을 뽑았다. 그러나 구체제라니? 학창시절에 낡아빠진 싸구려 혁명서적을 너무 많이 읽은 것은 아닌가 하는 소감을 들려줄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를 법치로 배우지 못하고 혁명으로 배운 사람이 시민일 수는 없다.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정치적 변란은 혹 남미행 급행열차를 타고 후진형 인민주의로 내달릴 것은 아닌가 하는 질문도 답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지 않아도 경제는 이미 남미행 위기로 치닫는다는 우려와 걱정이 소문처럼 나돌던 참이었다. 민주주의를 어리석은 자들의 것이라고 공격한 자는 소크라테스이고, 프랑스 혁명이 피의 독재를 부를 것이라고 비판한 것은 에드먼드 버크다. 소크라테스도 버크도 작은 비판의 한 조각조차 지면을 얻지 못할 정도로 한국의 지성계는 황폐하다. 오로지 군중에의 아부만 허용되는 것을 민주주의라고 말할 수는 없다. 트럼프 현상 때는 백인 블루칼라를, 브렉시트 때는 영국 촌놈들을 싸잡아 폄훼하던 한국 언론들은 그것들의 가장 극적인 형태인 최근의 한국 사태에 대해서는 찬양의 헌사로 도배질을 한다.
 

광장은 박근혜의 범죄 행위를 기억하기는 할 것인가. 국회 탄핵소추안의 참고자료 대부분이 언론보도라는 사실을 국회의원 몇 명이나 읽어보았을까. 박근혜를 견딜 수 없어 하는 이 거대한 증오와 실망의 열정이 만에 하나, 조작돼 부풀려진 의혹과 삐라처럼 뿌려진 과장보도 속에서 근거 없는 적개심으로 타올랐을 뿐이라면…. 시민혁명이 위대해지기 위해서라도 기소 사실은 모두 진실이 되어야만 한다. 그래서 괴이쩍게도 짜증스런 공기가 헌법재판소 법정을 지배할지도 모른다. 정치권의 공공연한 “유죄!” 압력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소위 1987체제 30년이었다. 이 혼란 속에서 국회는 절대권력을 얻어냈다. 언론도 그들의 동업조합이 한목소리를 내기만 하면 불과 한 달 만에 권력을 갈아엎을 수 있다는 힘을 과시했다. 광장을 조직한 단체들은 미군 장갑차 교통사고 때도, 반(反)한·미 FTA 때도, 광우병 때도 활개쳤던 바로 그들이다. 지난 수년 동안 어리석은 군중에 불과하던 그들이지만 이제는 열정의 민주시민으로 신분을 세탁해냈다. 거짓과 위선과 허구의 열정이 보상받는 희한한 일이 결국은 일어났다. 우리가 분노하는 것은 진정 바로 그것 때문이다. 민중집회가 시민집회로 승격되자 주최자들은 슬쩍 뒤로 몸을 숨겼다. 

그러나 시대의 양심은 우리를 초월해 있다. 전진하는 역사 집단에 속해 있다는 고양된 감정, 민주주의를 회복한다는 숭고한 무언가에의 동참, 그러나 알고 보니 우왕좌왕했을 뿐인 무정형의 군중이었다는 사실이 언젠가는 폭로될지도 모른다. 박근혜 ‘범죄의 제국’은 증거를 통해 입증됐는지. 그 범죄성은 다른 전직 대통령들에 대해서도 공정한 심판의 잣대였는지, 혹여 일부나마 여성 대통령의 사생활에 대한 은밀하게 증폭된 ‘주홍글씨’적 관심사는 아니었는지 하는 질문의 심판대에 우리 자신을 세워야 한다. 
 

  지금 승리를 구가하는 것은 시민이라는 추상명사 뒤에 몸을 숨긴 소위 3대 세력이다. 대통령을 무릎 꿇린 여의도 정치, 광장 전문가인 강성 노조와 동맹군, 그리고 악화일로인 언론이다. 이들은 개혁돼야 할 낡은 것들의 대표다. 이들이 탄핵정국을 만들어냈고 기어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시간이 흐른 언젠가, 그 어떤 시민인가는 때늦은 회한의 눈물을 흘리게 될지 모르겠다. 누가 누구를 탄핵하였던가를 애써 기억해내며…. 

정규재 주필 jk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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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shiraz님의 댓글

shiraz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18.♡.63.135 작성일

야이 병신들아 조선놈들끼리 정치 이야기 해봤자 쌈만 나니까 이런거 여기 쓰지 말고 그냥 여기선 정보교환만 하자

만학도님의 댓글

만학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24.♡.218.75 작성일

뭐 의견이 상이함이야 있을수 있으나 자신의 머리를 써서 자신의 이성을 사용하여 자신의 논리로 글을 쓸 능력을 배우지 못한 한국사회 교육의 병폐를 이 연속적인 글들의 업로드에서 느낍니다...

자신의 의견을 정리도 못하는, 거기다 남의 주장마저 짜집기도 못하는것을 남들 앞에 보이는 것이 그렇게 자랑스러운 일은 아닐거 같은데 꾸준히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시는군요...

무슨 의견을 써도 상관은 없으나 자신의 언어,자신의 논리로 좀 써보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이성을 가진 사람, 토론이 되는 사람으로 대접 받습니다 에혀...

댓글의 댓글

beautician님의 댓글

beautici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202.♡.18.33 작성일

mobilewrite 너무나 명백한 사안으로 광장에서 패배하고 나면 허상적 공간에서나마 정신승리하고 싶은 마음 충분히 이해하시잖아요. 원문 올리신 분이 자기 주장없이 꼴통들 글을 끌어와 도배를 시도하는 건 매우 거슬리는 일이지만 이분도 꽤 오래된 인도웹회원이신 듯 하니 이런 어그로 끄는 글에 더 이상 덧글 달지 않고 무시하는 선에서 대응하는 걸로 했으면 합니다.

자기 의견을 타인의 글을 통해 개진하려는 것이든 퍼날르는 글 한 개당 얼마씩 받기로 했든 다 각자의 사정이 있겠죠.

이 지면에 좀 생뚱맞지만 만학도님 오랜만이에요. 요즘엔 글 안 올리시나요?^^

댓글의 댓글

만학도님의 댓글

만학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24.♡.218.75 작성일

올해초 한국에 돌아와서 관통사시험도 보고 프로젝트도 계속 하다보니 인도웹은 눈팅만 하는정도입니다
사실 인도네시아에 거주하지 않다보니 그냥 이것 저것 글이나 읽는 정도고 원래 한국에서 활동하던 사이트들에서 주로 거주하는 중입니다^^;
앞으로 또 어찌 변할지 모르지만 인도네시아는 여행으로 왔다갔다 하는 정도니 특별히 인도웹에 올릴만한 주제가 없기도 하고 해서 그냥 눈팅족으로 계속 지낼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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