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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 “현명한 사람은 할 말이 있을 때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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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20000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40.41) 작성일11-12-27 10:57 조회5,493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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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사람은 할 말이 있을 때만 말한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걸리버 여행기』를 쓴 17~18세기 아일랜드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는 늙어서 하지 말아야 할 열여섯 가지 금기(禁忌)를 정리해 목록을 만들었다. ‘스위프트의 다짐(Swift’s Resolutions)’이다. 서른두 살 때였다. 1번이 ‘젊은 여성과 결혼하지 말 것’이다. 딸이나 손녀뻘 되는 새파란 여성 때문에 말년이 불행해지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자는 자기 다짐이었을 것이다. 루퍼트 머독이나 조지 소로스라면 몰라도 나와는 상관없는 얘기다.

 그보다 내 눈길을 끈 것은 입단속을 강조한 대목들이다. ‘같은 사람한테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고 하지 말 것’ ‘청하지도 않은 조언이나 훈계를 늘어놓지 말 것’ ‘많은 말, 특히 내 얘기를 삼갈 것’….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시키지도 않은 말을 실타래처럼 늘어놓아 사람들 피곤하게 하지 말자는 굳은 결심이 표현만 달리해 여러 번 반복되고 있다.

 『멋지게 나이 드는 법』이란 책을 쓴 미국의 여류작가 도티 빌링턴은 “듣기보다 말하기를 좋아하면 늙었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자기 생각과 다른 의견에 호기심을 갖고 귀 기울이기보다 상대방 의견에 토를 달지 못해 좀이 쑤시기 시작하면 나이가 든 징조라는 것이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를 연발하며 자기 생각을 강요하려 해서는 환영받는 노인이 될 수 없다. 그게 어디 나이 든 사람들뿐일까.

 주변을 둘러봐도 자기 말 많이 하는 사람보다 남의 얘기 잘 들어주는 사람이 환영받는다. 들어주는 척하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려고 애쓰는 사람, 한마디로 ‘공감(empathy)’할 줄 아는 사람이 인기가 높다. 공감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어떤 판단이나 비판도 하지 말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빌링턴은 말한다. 표정과 말로 맞장구를 쳐줌으로써 상대의 감정과 처지를 이해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우리 사회의 세대 간 불통(不通) 문제가 심각하다. 부모와 자식 간에 말이 통하지 않고, 2030세대는 5060세대와 대화가 안 된다고 불만이다. 나이 든 세대는 자기 말에 귀 기울여주지 않는 젊은 세대가 섭섭할지 모르지만 젊은 세대는 마음을 열고 자신들 얘기를 들어주기보다 자기 경험에 근거한 충고와 훈계를 일삼는 나이 든 세대가 답답할지 모른다.

 
 젊은 세대는 자신들의 아픔과 고민을 공감하는 어른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용기와 위안을 얻는다. 어차피 그들 문제는 그들 스스로 풀어야 한다. 자기 얘기만 하고 남의 얘기를 안 들으려 해서는 대화가 안 된다. 개인이나 사회나 마찬가지다. 플라톤은 “현명한 사람은 할 말이 있을 때만 말한다”고 했다. 나이 든 사람부터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 ‘스위프트의 다짐’은 지금도 유효하다.

배명복 논설위원·순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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