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감동의글(펌): 시어머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754)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감동 | 감동의글(펌): 시어머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그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102.187) 작성일09-03-13 11:57 조회4,114회 댓글3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love/bbs/tb.php/memo/29562

본문

fun_1201_773681_1

※ 시어머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


신랑이 늦둥이라 저와 나이차가 50 년 넘게 나시는 어머님..

저 시집오고 5 년만에 치매에 걸리셔서

저혼자 4 년간 똥오줌 받아내고,잘 씻지도 못하고,

딸내미 얼굴도 못보고, 매일 환자식 먹고,

간이침대에 쪼그려 잠들고,

4 년간 남편품에 단 한번도 잠들지 못했고,

힘이 없으셔서 변을 못누실땐

제 손가락으로 파내는 일도 거의 매일이었지만 안힘들다고,

평생 이짓 해도 좋으니 살아만 계시라고 할수 있었던 이유는

정신이 멀쩡하셨던 그 5년간 베풀어주신 사랑 덕분이었습니다.


제나이 33살 먹도록 그렇게 선하고 지혜롭고 어진 이를 본적이 없습니다.

알콜중독으로 정신치료를 받고 계시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견디다 못해 제가 10살때 집나가서 소식없는 엄마..

상습절도로 경찰서 들락날락 하던 오빠..

그밑에서 매일 맞고..울며 자란 저를 무슨 공주님인줄

착각하는 신랑과 신랑에게 모든 이야기를 듣고는 눈물 글썽이며

한시라도 빨리 데려오고 싶다고 2천만원짜리 통장을 내어주시며,

어디 나라에서는 남의집 귀한딸 데리고 올때 소팔고 집팔아

지참금 주고 데려 온다는데,, 부족하지만 받으라고...

그돈으로 하고싶은 혼수, 사고싶은거 사서 시집오라

하셨던 어머님...


부모 정 모르고 큰 저는 그런 어머님께 반해,

신랑이 독립해 살고있던 아파트 일부러 처분하고

어머님댁 들어가서 셋이 살게 되었습니다.

신랑 10살도 되기 전에 과부 되어, 자식 다섯을 키우시면서도

평생을 자식들에게조차 언성 한번 높이신 적이 없다는 어머님...

50넘은 아주버님께서 평생 어머니 화내시는걸 본적이 없다 하시네요.

바쁜 명절날 돕진 못할망정 튀김 위에 설탕병을 깨트려

튀김도 다 망치고 병도 깬 저에게 1초도 망설임 없이

"아무소리 말고 있거라" 하시고는

늙으면 죽어야 한다며 당신이 손에 힘이 없어 놓쳤다고

하시던 어머님...

단거 몸에 안좋다고 초콜렛 쩝쩝 먹고있는 제 등짝을

때리시면서도 나갔다 들어오실땐 군것질거리 꼭 사들고

"공주야~ 엄마 왔다~" 하시던 어머님..

어머님과 신랑과 저. 셋이 삼겹살에 소주 마시다

셋다 술이 과했는지 안하던 속마음 얘기 하다가,

자라온 서러움이 너무 많았던 저는

시어머니앞에서 꺼이꺼이 울며 술주정을 했는데,,,

그런 황당한 며느리를 혼내긴 커녕

제 손을 잡으며, 저보다 더 서럽게 우시며,

얼마나 서러웠노,, 얼마나 무서웠노..

처음부터 니가 내딸로 태어났음 오죽 좋았겠나,,

내가 더 잘해줄테니 이제 잊어라..잊어라...하시던 어머님...

명절이나 손님 맞을때 상차린거 치우려면

"아직 다 안먹었다 방에 가있어라"하시곤

소리 안나게 살금 살금 그릇 치우고 설겆이 하시려다 저에게 들켜

서로 니가 왜 하니, 어머님이 왜 하세요 실랑이 하게 됐었죠..


제가 무슨 그리 귀한 몸이라고..

일 시키기 그저 아까우셔서 벌벌 떠시던 어머님.

치매에 걸려 본인 이름도 나이도 모르시면서도

험한 말씨 한번 안쓰시고

그저 곱고 귀여운 어린 아이가 되신 어머님...

어느날 저에게 " 아이고 이쁘네~ 뉘집 딸이고~~" 하시더이다.

그래서 저 웃으면서

"나는 정순X여사님(시어머님 함자십니다) 딸이지요~

할머니는 딸 있어요~?"했더니 "있지~~

서미X(제이름)이 우리 막내딸, 위로 아들 둘이랑 딸 서이도 있다~"

그때서야 펑펑 울며 깨달았습니다.

이분 마음속엔 제가, 딸같은 며느리가 아니라

막내시누 다음으로 또 하나 낳은 딸이었다는걸...

저에게...

"니가 내 제일 아픈 손가락이다" 하시던 말씀이 진짜였다는걸...

정신 있으실때, 어머님께 저는 항상 감사하고 사랑하고

잘하려 노력은 했지만 제가 정말 이분을 진짜 엄마로

여기고 대했는지...

왜 더 잘하지 못했는지, 왜 사랑하고 고맙단 말을 매일 매일

해드리진 못했는지..



형편 어렵고 애가 셋이라 병원에 얼굴도 안비치던 형님..

형님이 돌보신다 해도 사양하고 제가 했어야 당연한 일인데,

왜 엄한 형님을 미워했는지..

말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사무치고 후회되어

혀를 깨물고 싶은 심정이었답니다.



11시쯤,, 소변보셨나 확인 하려고 이불속에 손 넣는데

갑자기 제 손에 만원짜리 한장을 쥐어 주시더군요..

"이게 뭐에요?" 했더니 소근소근 귓속말로

"아침에~ 옆에 할매 가고 침대밑에 있드라~

아무도 몰래 니 맛있는거 사묵어래이~" 하시는데 생각해보니

점심때쯤 큰아주버님도 왔다 가셨고, 첫째, 둘째 시누도

다녀갔고.. 남편도 퇴근해서 "할머니~ 잘 있으셨어요~?"

(자식들 몰라보셔서 언젠가부터 그리 부릅니다) 인사하고

집에 들어갔는데...

아침 7시에 퇴원한 할머니가 떨어트린 돈을 주으시곤

당신 자식들에겐 안주시고 갖고 계시다가 저에게 주신거였어요.

그리곤 그날 새벽 화장실 다녀왔다 느낌이 이상해

어머님 코에 손을 대보니 돌아가셨더군요....

장례 치르는 동안 제일 바쁘게 움직여야 할 제가

울다 울다 졸도를 세번 하고 누워있느라 어머님 가시는 길에도

게으름을 피웠네요...


어머님을 닮아 시집살이가 뭔지 구경도 안시킨 시아주버님과

시누이 셋. 그리고 남편과 저..

서로 부둥켜안고 서로 위로하며, 어머님 안슬퍼하시게

우리 우애좋게 잘살자 약속하며 그렇게 어머님 보내드렸어요..

오늘이 꼭 시어머님 가신지 150일 째입니다..

어머님께서 매일 저 좋아하는 초콜렛,사탕을 사들고 오시던

까만 비닐봉지.

주변에 널리고 널린 까만 비닐봉지만 보면 눈물이 납니다..

어머님이 주신 꼬깃꼬깃한 만원짜리를 배게 밑에 넣어두고..

매일 어머님 꿈에 나오시면

사랑한다고... 감사하다고 말해드리려 준비하며 잠듭니다.


다시 태어나면 처음부터 어머님 딸로 태어나길 바라는건

너무 큰 욕심이겠죠...

부디 저희 어머님 좋은곳으로 가시길..

다음 생에는 평생 고생 안하고 평생 남편 사랑 듬뿍 받으며

살으시길 기도 해주세요.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알파님의 댓글

알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18.♡.70.235 작성일

외국에 살면서 가끔씩, 정말 가끔씩 용돈 조금 보내 드리면서 그것도 생색내고 싶어하던 저의 모습이 너무 미워지는 밤입니다... 감사합니다... 저의 불효를 깨닫게 해 주셔서...

니차도기어님의 댓글

니차도기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202.♡.248.73 작성일

오늘 점심밥은 짤거 같네요...
이글을 보고 있으면서 눈물이 왜그리 나는지.. 5년정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과 두아들 해외로 보네고 홀로 한국에 계시는 어머니 생각 이글을 보면서 제가 불효자 라는것을 깨닯게 되는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홀로계시는 어머니 잘해드려야지 하고 생각하면 늦은 것인가요???
우리 모두 한국에 계시는 부모형제들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갑시다.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6,232건 90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740 일상 인도네시아노래도 고음질로 들어보자. 1댓글3 첨부파일 seawolf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08-10 7572
3739 답변글 기타 우울증에 관하여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4-21 4421
3738 일상 화장실..티켓.. 댓글5 주피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09-12 7080
3737 기타 [8] 척추에 좋은 운동과 스트레칭 댓글1 첨부파일 baxtermi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6-08 5486
3736 일상 신곡1 댓글1 첨부파일 마법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10-04 5955
3735 기타 [10] 척추결핵이란? 첨부파일 baxtermi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9-21 5607
3734 일상 애인없는 남자들의 11가지 문제점 댓글4 그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10-31 5777
3733 기타 오늘 아침 뉴스입니다.- 좌변기 뚜껑을 닫지 않고 물을 내릴 경우 댓글2 바이오미스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1-05 4755
3732 일상 한국은 이제 겨울이네요 - 눈내린 고궁 바탕화면 댓글4 첨부파일 seawolf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11-27 20160
3731 기타 허리/목 디스크 치료 병원 pluswav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1-24 4953
3730 일상 르바란때 일어난 교통사고 댓글1 뿡아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1-07 7116
3729 기타 허리를 삐꺽했습니다.땅그랑쪽 병원정보 좀 부탁드림니다. 댓글2 용용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3-08 4501
3728 일상 이명박에 정책기조에 실체. 댓글8 사신킬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12-23 6563
3727 기타 여의사 있는 잘하는 산부인과 있나요? ;; 아림애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0-27 4538
3726 일상 한국 저렴하게 가자~! 댓글7 동도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1-18 8003
3725 기타 기침, 폐에 좋은 인도네시아 민간요법 있나요? 댓글5 RossGelle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3-13 4651
3724 일상 자칼타에 한인 DSLR 유저분들 얼마나 계시나요? 댓글8 민가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2-22 7076
3723 기타 [혈액] 면역력은 높고 혈장 깨끗해야… 질병 찾아내는 지표 역할도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7-28 3167
3722 일상 보고르, 자띠부닝,반둥 쪽 작은 주택 댓글3 발리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5-15 10231
3721 기타 The Priests, 치유의 사제들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0-04 2927
3720 일상 마누라 염가판매!! 댓글4 올리비아땅콩강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3-31 8088
3719 기타 15주면 몸짱이 된다? / 독일에서 인기있는 운동법 프리레틱스 댓글2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2-28 4999
3718 일상 사랑함니다 대한민국 마법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4-19 5817
3717 기타 약간 통통한 사람이 오래 산다 댓글4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7-21 3446
3716 일상 이거 좀 이상하지 않나요? 댓글6 보물지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6-09 6192
3715 유머 흔한 야구장의 쇼맨쉽 아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1-11 2747
3714 일상 첫인사 댓글1 마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7-18 4683
3713 유머 두 찌질이의 병맛배틀 댓글3 derk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9-28 4079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