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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통영의 딸 구출운동", 외국 거주자로서 남의 일이 아니네요. 우리도 동참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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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늘신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61.186) 작성일11-08-22 16:19 조회4,6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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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서는 통영의 딸 "신숙자 모녀 구출운동"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통영 출신으로 독일에 간호사로 파견나가, 현지에서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생활
하던중, 재독 음악가 윤이상의 꾐에 빠진 남편과 함께 북한으로 들어갔다고 하며, 
남편은 간첩으로 파견된 이후에 자수하여 한국에서 살고 있지만, 신숙자 모녀는
아직도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있다고 합니다.

외국에 사는 우리들도 이같은 불행한 일이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항상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주간조선 보도 내용을 퍼왔습니다.

예술의 도시 통영이 술렁이고 있다. 한 사진전이 잔잔했던 경남 통영 사람들의 마음에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부터 백발이 성성한 노신사·노부인까지. 이 전시회에 대한 이야기가 입에서 입으로 퍼져나가면서 관람객은 남녀노소 구분이 없어졌다. 60~70대 토박이들 중에는 “이 전시회를 보고 나서 여러 날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전시회가 열린 장소는 경남 통영시 천대 국치길 38의 경상대학교 해양과학대학 도서관 1층. 전시회 이름은 ‘북한 정치범수용소 전시회’(5월 25일~6월 19일). 이 전시회를 주관하는 곳은 통영기독교연합회와 통영현대교회(담임목사 방수열). 사실 ‘북한 정치범수용소 전시회’는 새로운 게 아니다. 이 전시회는 세이지코리아와 한동대 북한인권학회가 지난해 10월 한동대에서 시작했다. 지난 2월에는 인사동 가나아트스페이스에서 전시되었고,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관람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통영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지난 6월 13일 기자는 통영에 있는 경상대 해양과학대 도서관을 찾아갔다. 외벽에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흑백 가족 사진 한 장이 인쇄되어 있고 이런 글귀가 보였다.

‘그곳에는 사랑이 없다. 북한 정치범수용소 전시회. 그런데 통영의 딸이 그곳에 있습니다.’

통영의 딸이라니? 흑백 사진 밑에는 이런 설명이 붙어 있었다.
‘사진은 1991년 작곡가 윤이상이 다시 월북하라고 회유하기 위해, 육성이 담긴 테이프와 함께 건네준 가족 사진이다. 요덕(수용소) 출신 탈북자의 증언을 통해 이 사진의 배경이 수용소 내부라는 것이 확인됐다. 신숙자. 1942년 12월 10일 통영 서호동 출생. 통영초등학교 45회 졸업. 통영여중 9회 졸업.’
신숙자씨는 다소 체념한 듯한 표정이고, 두 딸 혜원·규원은 불안해하며 긴장한 듯한 얼굴이다.

요덕수용소가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곳이라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다. 이 전시회가 지역사람들의 가슴을 때린 것은 북한 정치범수용소인 요덕수용소에 갇혀 있는 신숙자라는 여성이 통영 사람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전시장에는 오길남씨가 쓴 저서 ‘잃어버린 딸들 오! 혜원, 규원’(도서출판 세이지)도 전시되어 있다. 오길남씨는 1993년 ‘김일성 주석, 내 아내와 딸을 돌려주오’라는 책을 냈다. 북한인권운동가 김미영씨가 이 책을 지난 6월 초 재출간했다.

전시회 주최 측이 만든 전시 팸플릿에는 신숙자와 그의 남편 오길남, 그리고 이들이 북한으로 가게 된 배경이 간략하게 설명되어 있다.

‘오길남 박사는 독일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아내 신숙자씨는 독일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었다. 1985년 겨울 (오길남 박사는) 북한에서 좋은 교수직과 아픈 아내에게 최상의 진료를 보장하겠다는 북한 요원의 말을 믿고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월북한다. 그러나 북한에 도착하자 오씨의 가족은 외부와 차단 된 채 세뇌교육을 받았다. 1년 후에 독일에서 유학하고 있는 남한 부부를 데려오라는 지령을 받고 독일로 가던 중 탈출한다. 그리고 혜원·규원 자매와 아내 신숙자씨는 1987년 말 요덕수용소 혁명화구역에 갇히는데 이때 혜원 11세, 규원 9세였다.

오길남 박사가 북한을 떠나기 전, 아내 신숙자씨는 탈출에 성공하면 석 달 안에 빼내 달라. 그렇게 되지 않을 때 우리 모두가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생각하고 잊으라며 “내 사랑하는 딸들이 짐승처럼 박해받을망정 파렴치하고 가증스러운 범죄 공모자의 딸들이 되게 해서는 안된다. 또 다른 희생자들을 만들지 말고 당신 하나만이라도 빠져나갈 수 있다면 우리 몫을 살아달라. 나는 애들에게 아버지는 바보스러웠지만 훌륭한 아버지였다고 말하겠다. 그 범죄 공모에 절대 가담하지 말라! 도망쳐라!”고 말했다.’

이 전시회는 통영 현대교회 담임목사 방수열씨와 그의 부인 소신향씨가 주관하고 있다. 방 목사 부부는 지난 4월 말까지만 해도 북한인권 문제와 같은 시민운동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던 인물이다. 신학대학원 졸업 후 서울에서 부교역자로 일하다 2004년 통영으로 내려와 목회 활동에만 전념해 온 평범한 목회자였다.

방수열 목사(좌) 통영여중 9회 졸업 앨범속의 15세 소녀 신숙자(우 상단)/"내 짝지 숙자"라고 말하는 동기생 김순자씨

“석 달 안에 탈출 못 시키면 잊어라”

‘북한 정치범수용소 전시회’는 아무리 북한 동포의 비참한 이야기라고 하더라도 나와는 관계 없는 ‘먼나라 이야기’로 치부될 수도 있었다. 자칫 ‘나와 상관없는 일’이 될 뻔했던 전시회를 ‘통영 시민들의 이야기’로 만든 것은 우연한 계기가 있었다.

2009년 여름, 소신향씨는 화성시 봉담읍의 흰돌산수양관에서 있은 ‘에스더기도운동본부 집회’에 참석했다. 이때 초청강사가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관한 특강을 했다. 소씨의 설명이다.

“그때 정치범수용소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 들었습니다. 특별하게 관심이 있었던 주제가 아니어서 심각하게 듣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강사가 수용소에 수감되어 있는 신숙자라는 사람의 고향이 통영이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지나가는 말로 했는데 저는 마음속에 남았습니다. 통영? 우리 지역 사람인데, 하며 마음속에 동그라미를 쳐두었던 거죠. 돌아와서는 기도를 했습니다. 그게 전부였습니다.”

그렇게 110개월여가 흘렀다. 소씨는 정치범수용소 얘기를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그러던 지난 4월 초 김명희 목사(에스더기도운동본부 소속)가 전화를 걸어왔다. 얼마 후 북한 정치범수용소 전시회를 부산 동아대에서 할 텐데 한번 보고 통영에서 뒤를 이어 하면 어떻겠느냐는 얘기였다. 4월 28일 소씨는 남편 방 목사와 함께 동아대를 찾아가 전시회를 관람했다. 그러나 선뜻 통영에 전시회를 열겠다는 결심이 서지 않았다. 동아대 전시회를 보고서 통영 전시를 마음속으로 굳혔을 때 소씨는 오길남의 처 신숙자가 통영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방 목사의 설명이다.

“통영은 뛰어난 예술가를 여러 명 배출했습니다. 하지만 음악가 윤이상이 통영을 대표하는 예술가로 추앙받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늘 해왔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통영에서는 윤이상의 행적과 예술활동을 분리시켜 생각했습니다.”
방 목사 부부는 여러 날을 고민했다. 결심을 굳히게 된 것은 성경의 한 대목 때문이었다. 소씨는 기독교 성경의 이사야 5장20절을 보여줬다.

‘악을 선하다 하며 선을 악하다 하며 흑암으로 광명을 삼으며 광명으로 흑암을 삼으며 쓴 것으로 단것을 삼으며 단것으로 쓴 것을 삼는 그들은 화 있을진저.’

인평초 병설 유치원생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좌)/관람 소감을 붙여놓은 보드

통영여중 9회 졸업생

방 목사 부부는 고민 끝에 5월 17일, 통영 전시를 결정했다. 장소 물색에 들어갔다. 경상대 도서관 측과 전시회 개막 날짜를 ‘성경 배경 절기 세미나’(5월 23~25일) 마지막날에 맞추기로 했다. 통영현대교회에서 열리는 세미나에는 통영 지역 목사 부부 118명이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다. 5월 24일에는 김성욱 한국자유연합 대표의 북한 특강이 예정되어 있었다. 부부는 목회자 부부가 전부 모였을 때 이 전시회를 개막하면 그만큼 전파 속도가 빠를 것으로 판단했다. 더욱이 북한 관련 강의를 듣고 난 다음날 전시회를 통해 시청각적으로 확인하면 효과가 높아질 게 틀림없었다.

방 목사는 전시회 콘셉트를 신숙자 모녀에 맞추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서 신숙자가 정말 통영 사람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방 목사는 오길남 박사를 통해서 알게 된 신숙자씨의 모교에 전화를 걸어 확인을 요청했다. 5월 21일, 통영초등학교 45회 졸업생이라는 것이 확인됐다.

이렇게 되자 그 다음부터는 속도가 붙었다. 5월 23일 통영여자중학교 9회 졸업생이라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동사무소에서 생년월일, 출생지, 부친 이름도 확인했다. 생가는 통영시 신정(서호동) 15번지, 부친은 신용중, 현재 통영에 남아있는 친척은 없었다. 신숙자 가족은 11녀였고 오빠는 일본으로 들어가 소식이 끊긴 것으로 확인됐다.

방수열 목사는 ‘북한 정치범수용소 전시회’의 콘셉트를 ‘그곳에는 사랑이 없다. 그런데 통영의 딸이 그곳에 있습니다’로 정했다. 또한 방 목사는 관람객들에게 ‘신숙자 모녀 생사 확인 및 구출 탄원서’ 서명운동을 벌였다. 신숙자 모녀의 정치범수용소 수감이 윤이상씨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통영 시민들은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 전시회는 서명자 수로 서서히 반응하기 시작했다.

6월 14일 오전 10시. 경상대 해양과학대 도서관 1층 전시장. 노란색 원복을 입은 유치원생들이 자원봉사자 하명숙씨의 설명을 열심히 듣는 모습이 보였다. 이들은 인평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원생 24명. 유치원생에게 북한 정치범수용소와 통영의 딸, 신숙자 모녀를 어떻게 설명할까. 하씨의 설명이다.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전혀 모르는 아이들에게 정치범수용소가 사진을 찍을 수 없는 곳이라 그림으로밖에 그릴 수 없는 상황을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통영 출신 할머니와 이모들이 그곳에 갇혀 있다는 얘기를 합니다. 정치범수용소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어린이들 주위에서 볼 수 있는 할머니와 어머니들과 똑같은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이들이 빨리 통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공부 잘하고 집안 형편도 좋았다”

인평초등학교 1~6학년생은 6월 19일까지 모두 이 전시회를 관람했다. 이에 앞서 6월 첫주에는 두룡초등학교 3~6학년 320명이 전시회장을 찾았다. 두룡초등학교 조진규 교장은 “아이들은 북한의 실정을 그대로 보고서 대한민국에서 사는 게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조진규 교장은 “정치범수용소가 멀리 있는 줄 알았는데 옆집에 있어야 할 통영 사람이 그곳에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한다”고 말했다.

전시장의 한편에는 전시회를 보고난 소감을 적어 게시하는 보드가 있다. 신숙자씨의 손주뻘인 초등학생부터 다양한 사람들이 느낌을 적어놓았다. ‘신숙자씨 모녀뿐 아니라 수용소에 갇혀 있는 모든 사람들을 구출해야 합니다. 읽고 있으려니 화가 나네요. 빨리 정부가 나서서 이 사람들을 구해주세요. 파이팅!’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지 않지만 만약 정말 신이 존재한다면 제발 도와주세요 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제가 참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하루빨리 돌아오세요. 기도할게요. 진심으로.’ ‘사랑하는 하나님 아버지! 이 통영땅에 북한 사진전을 열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이 사진전을 통해 통영의 딸들이 저 북한땅에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곳에 갇혀 있다는 것이, 믿을 수는 없지만 하나님께서 사진전을 통해 알게 하심이 얼마나 감사한지요. 하루빨리 통영의 딸들이 구출되고 북한 정치범 수용소가 무너지는 역사가 일어나게 하소서!’

이 중 특히 기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메모가 보였다. 통영여중 9회 졸업생 김순자씨의 메모였다. 9회 졸업생? 그렇다면 신숙자씨의 동기생 아닌가.
기자는 주최측으로부터 김순자씨의 연락처를 알아 약속을 잡았다. “혹시 집에 중학교 졸업앨범이 있으면 가지고 나와 달라”고 부탁했다. 1시간쯤 뒤 앨범을 들고 나온 김순자씨를 만났다. 김순자씨는 통영여중과 통영여고를 거쳐 통영에서 20여년 넘게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했다.

1958년 9회 졸업생은 3개반에 191명. 한 반에 60명이 넘었다는 얘기다. 앨범을 넘겨보았다. 기자는 교가에서 한동안 눈길을 뗄 수가 없었다. 교가의 작사가는 유치환, 작곡가는 윤이상이었다.
앨범에는 단발머리 신숙자의 사진이 있었다. 갸름하고 단아한 얼굴. 창씨개명을 강제했던 일제강점기 시절 태어난 학생들이라 이름 끝자가 자(子)인 여학생들 수가 어림잡아 40%는 되어보였다. ‘자’는 일본어 발음으로 ‘~코’가 된다.

김순자씨는 열흘 전 집을 나와 길가를 걷는데 우연히 포스터가 붙어있는 것을 눈여겨보았다.

“이름을 보고 중학교 2학년 때 짝꿍 숙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년월일을 보니까 거의 맞았어요. 통영여중 9회라는 걸 보니 거의 확실하데요. 집에 가서 앨범을 찾아보고 숙자를 확인했습니다. 6월 11일에 전시회장에 가서 책도 한 권 샀습니다.”

- 동기생 신숙자씨의 소식을 안 게 언제까지 입니까.

“숙자가 공부를 잘해 마산간호학교로 진학했어요. 간호학교를 나와 간호사로 일하다가 파독 간호사로 나갔다는 소식만 듣고 있었습니다. 그 후론 소식이 끊어졌습니다.”
- 그럼 북한의 수용소에 갇혀 있다는 얘기를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까.

“그럼요. 너무나 놀랐습니다.”

김씨는 이렇게 말하곤 고개를 숙였다. 잠시 후 고개를 들었을 때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 통영여중 9회 동기생들이 통영에 몇 명이나 살고 있습니까.
“정확히는 모르겠고요. 매달 모임을 갖는데 10명 이상이 나옵니다.”

- 친구 신숙자에 대해 기억나는 일은 어떤 게 있나요.

“양볼에 보조개가 있었어요. 눈 밑에 핑크색 작은 점이 있었죠. 신숙자가 공부를 잘해 이 동네에서 마산으로 유학을 갔던 겁니다. 제 기억으로 숙자네 집이 잘사는 편이었습니다.”
김순자씨는 친구 신숙자를 얘기하면서 여러 번 눈물을 훔쳤다. 그때마다 대화가 끊어지곤 했다.

“지금 동창들에게 다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신숙자가 너무 불쌍합니다.”

앨범에는 1958년도 신숙자의 주소가 나와 있었다. 서호동 74번지. 기자는 방수열 목사, 김순자씨와 함께 주소를 찾아나섰다. 동사무소에 들러 위치를 확인한 뒤 10여분 만에 집을 찾았다. 집은 거의 옛집 그대로였다. 김순자씨는 74번지 집 앞에 서자 친구가 이사간 뒤에 이 집에 누가 살았는지를 줄줄이 꿰었다. 신숙자가 태어난 15번지 집은 언덕 위에 있었으나 그 일대가 공원 조성을 위해 헐린 상태였다.

서명운동은 6월 17일 현재 9232명을 넘어섰다. 통영초등학교, 통영여중, 통영여고 재학생과 동문을 중심으로 확산돼 가고 있는 중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통영에는 신숙자씨의 초등학교·중학교 동창들도 여러 명 살고 있다. 이경자씨는 초등학교 1학년 짝이었다. 이경자씨는 김순자씨에게 “초등학교 다닐 때 신숙자가 하루는 예쁜 가방을 메고 왔는데 아버지가 서울 가서 사가지고 오셨다고 말해 우리들이 굉장히 부러워했었다”고 말했다.
신숙자를 아는 사람들은 지금 비탄에 빠져 있다. 학교 친구들, 간호사 친구들, 파독 간호사 친구들…. 방수열 목사는 지난 5월 30일 이메일을 받았다. ‘방수열 목사님께’로 시작되는 이메일을 옮겨본다.

‘감사합니다. 마음에 정말 고통이 되는 글이었습니다. 지금 독일에 있음으로… 그리고 마산동문이기에… 특별히 마음 쓰이고 지난날 기도로 하나님께 간구한 적도 있었지만, 이제 다시 독일에 돌아와 소식 접하게 되니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이곳에는 87명의 마산 동문이 있는데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최대한 힘쓰려고 합니다. 나부터라도 먼저 시작하겠습니다. 오직 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의 도우심이 가능하게 하심을 믿습니다. 수고하시는 모든 분께 인사를 전합니다. 함께 기도와 지혜로 힘써 봅시다.
독일서 박드보라 드림’

윤이상 평가 엇갈린 여론

통영에는 윤이상에 대한 상반된 시각이 공존한다. 윤이상의 간첩 활동을 아는 보수우파 진영은 “윤이상이 뛰어난 음악가인 것은 틀림없지만 명백하게 반국가활동을 해왔으므로 통영의 대표인물로 추앙하는 것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통영시와 윤이상을 모르는 사람들은 “예술과 행적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이한 입장 때문에 ‘윤이상 기념관’이 지어지고도 이름을 ‘도천기념관’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 전시회장을 제공한 경상대 해양과학대학 성길영 학장은 “솔직히 교회에서 주최하는 행사라 망설인 측면도 있지만 젊은이들이 북한의 현실을 알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전시공간을 빌려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진규 두룡초등학교 교장은 “전시회를 보며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통영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과거 행적에 대해 확실하게 밝혔으면 합니다. 사람들은 지금 헷갈려 합니다. 유족들은 그 당시 있었던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혔으면 합니다. 음악은 음악이니까요. 진실이 밝혀져야만 그 다음에 화합이 이뤄질 수 있다고 봅니다.”

통영은 인구 13만의 도시다. 우리나라의 인구 13만 도시 중에서 통영만큼 탁월한 작가와 예술가를 배출한 지역은 흔치 않다. 김춘수, 김상옥, 박경리, 유치환, 유치진, 전혁림 등이 통영에 태를 묻었다. 통영시는 혹시나 윤이상과 관련해서 있는 그대로 밝히는 것에 대해 꺼려하는 분위기도 존재한다. 통영에는 윤이상의 딸 윤정씨가 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통영을 찾는 관광객 수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한다”는 것이다. 방수열 목사는 “처음 이 전시회를 시작했을 때 교회가 왜 정치에 관여하느냐?”는 반응도 들었다. 통영 사회 일각에서는 윤이상이 과거 독재정권의 피해자라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방 목사의 말이다.

“윤이상이 김일성 부자에게는 일등공신입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악한 정권을 찬양한 것도 옳지 않은데, 더군다나 같은 동향 사람을 북한 정권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수용소에 갇히게 해서 한 가정을 완전히 파탄시킨 것은 매우 악한 일이지요. 그런데 어떻게 그런 사람이 통영의 대표음악가가 될 수 있겠습니까. 다른 사람도 아니고 통영의 딸을 파멸시킨 자가 통영의 대표음악가가 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이번 사진전은 통영 사회에 던지는 충격파가 상당하다. 방 목사는 전시회가 끝나면 ‘통영의 딸, 신숙자 모녀 구출을 위한 시민모임’을 만들어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다.(
soosin153@hanmail.net)

방 목사는 시민모임으로 확산시키려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통영의 딸인 신숙자 모녀 구출운동은 단지 통영의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신숙자 모녀는 곧 한국의 딸들입니다. 그 지옥 같은 곳에 20년 넘게 갇혀있는 세 모녀는 우리의 잃어버린 딸이라고 생각합니다.”

통영에는 윤이상이라는 우상이 여전히 강력히 남아있다. 아내와 두 딸을 사지에 남겨두고 자신만 탈출한 못난 남자 오길남! 통일정책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재직했던 그는 현재 성북구 월곡동에 산다. 그는 1992년 9월 피 맺힌 ‘탄원문’을 썼다. 이 탄원문에 음악가 윤이상을 어떻게 봐야 할지 답이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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