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아버지의 자화상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1121)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감동 | 아버지의 자화상

페이지 정보

작성자 ㅇrㄸ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218.112) 작성일09-05-03 18:36 조회4,708회 댓글1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love/bbs/tb.php/memo/29647

본문




일터에서 집으로 돌아왔다. 벌써 여름이다.
날씨는 후덥지근하고 몸은 칙칙하다.
교통지옥에 시달려 몸은 괴롭고 물씬물씬 땀냄새를 풍긴다.
초인종을 누르며 나를 반기러 나오는 아내와 자녀들을 그려보지만
문화혜택으로 안겨준 각자의 열쇠가 있기에 스스로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한다는 게 오늘따라 매우 속이 상한다.

힘든 몸과 마음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빠 돌아왔다.”
말소리는 마치 허공을 치는 것처럼 하늘로 날아갔다.
아내는 오셨느냐는 등 간단한 눈맞춤으로 인사를 끝내고
나보다 하는 일이 더 중요한지 부엌으로 모습을 감춘다.
“씻고 저녁 드세요.”
멀어져 가면서 외치는 외마디 아내의 소리.
'누가 밥 먹으러 돌아왔나? 힘들어서 들어왔는데 날 좀 반겨주지'
하는 생각에 마음이 착잡해진다.
“아이들은 어디 갔나?”
“방에서 공부할거에요.”
공부. 공부.
아버지가 와도 인사를 할 줄 모르는 아이들에게
그런 공부가 무슨 소용이 있나?
이런 생각이 문득 든다.
섭섭한 마음을 다스리며 아이들 방을 들여다본다.
“공부 열심히 하냐?
달리 할 말이 없다.
“어. 아버지 오셨어요. 네. 다녀오셨어요?”
짧은 한마디를 하고 계면쩍은 듯 다시 책으로 눈을 돌린다.
그 뒤통수를 바라보며
 “그래 열심히 해라.” 고 말했다.

무슨 말을 더하랴.
언제부터인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자리 잡아 버린
이러한 생활의 패턴이 삶의 유일한 방법인 양 되어 버렸다.
“인생이란 다 그런 거에요.”
회사에서 담배를 뻐금뻐금 피워 물고 한숨을 내쉬며
내뱉던 동료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것이 진정 인생의 전부인가?
갑자기 역겨운 마음이 몰아친다.

빈 의자로 둘러싸인 밥상.
“아이들은 먹었어요.” 라고 하면서 저녁을 차려주고는
연속극을 본다고 텔레비전 앞에 몰두해버리는 아내.
내가 뭐 때문에 먹어야 하는가?
진정 이렇게 사는 것이 옳은가?
걷잡을 수 없는 수많은 생각이 내 마음에 오고 간다.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6,234건 89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770 일상 소설책 올립니다 댓글1 첨부파일 헐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07-26 6919
3769 기타 약이름 안알려주는 한인병원, 약 먹어도 괜찮을까요...왠지 약간 걱정… 댓글4 jhkh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9-19 7570
3768 일상 기발한 광고를 원합십니까? ^^(마우 세핫! 파까이 아세 엘지 동~… 댓글1 치토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08-17 9384
3767 답변글 기타 당뇨는 완치가 가능한 병입니다.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4-21 6165
3766 일상 화일저장 시[유모] 댓글5 주피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08-30 7224
3765 기타 병 안걸리고 사는법 천연삶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6-30 4583
3764 일상 인도네시아 고음질 8탄 - Letto - Truth, Cry and … 댓글2 첨부파일 seawolf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10-05 6465
3763 기타 갓난아기 예방접종 관련 댓글1 데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0-22 4900
3762 답변글 일상 한국 아름다운길 100선 사진..60여장 댓글1 첨부파일 seawolf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11-07 7581
3761 기타 JIKS 2회 손민욱 군 강남에 치과 개원 댓글1 나는나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1-18 4644
3760 일상 쓰리 세븐 댓글8 헤라클레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11-28 6787
3759 기타 CT 와 MRI, PET 의 장단점 댓글3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1-25 5619
3758 일상 모두가 몰랐던 사실 !!! 댓글1 여기인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12-08 6322
3757 기타 우리아이 어떻게 성장하나?- 1 <1-5개월> 윤주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5-07 3294
3756 일상 [펌글] 영민이의 일기 댓글1 말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12-24 8366
3755 기타 소금물 한컵이면 잇몸질환 안녕(믿거나 말거나)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1-01 3376
3754 일상 대한항공 운임 2 댓글1 동도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1-26 7551
3753 기타 복부지방 분해 식이요법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3-29 4001
3752 일상 2007년 개미와 베짱이 1댓글1 여기인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2-23 5321
3751 기타 여름철 ‘나만의 제습 노하우’! wolf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8-09 4375
3750 일상 대한 민국 (펌) 첨부파일 여기인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3-08 6222
3749 기타 열이 날때의 대처법...티푸스 관련. 신농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0-07 4927
3748 일상 인도네시아 현재 힛트 음악 올려주실분~~~ 댓글1 이쁜이리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3-06 8937
3747 기타 잘못 알려진 식생활 상식 댓글3 열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3-07 3082
3746 일상 광우병 댓글1 애니타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4-27 5784
3745 기타 위산과다로 역류현상때문에 식도쪽이 쓰리고 아픕니다 댓글2 whitete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8-27 3247
3744 일상 여러분들은 다운로드 어디 이용하세요? 댓글2 G4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6-06 5891
3743 유머 찌질했던 놈이, 취직하면 이렇게 됨 댓글1 derk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1-05 3984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