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거스름 돈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1449)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감동 | 거스름 돈

페이지 정보

작성자 CLASH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145.68) 작성일10-09-22 11:21 조회5,972회 댓글10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love/bbs/tb.php/memo/31233

본문

  거스름 돈


 
“여보, 오늘 저녁에는 누룽지도 끓이지“

남편의 말을 들으며, 눌려놓은 밥에 물을 부으려는데

문득 십 년도 넘게 지난 옛일이 떠올랐습니다.

집이 시골이었던 저는 고등학교 삼 년 내내 자취를 했습니다.

월말 쯤, 집에서 보내 준 돈이 떨어지면,

라면으로 저녁을 해결하곤 했어요.





그러다 지겨우면, 학교 앞 ‘밥할매집‘에서 밥을 사 먹었죠.

밥할매집에는 언제나 시커먼 가마솥에 누룽지가

부글부글 끓고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어요.

“오늘도 밥을 태워 누룽지가 많네. 배가 안 차면 실컷 퍼다 먹거래이.

이 놈의 밥은 왜 이리도 타누.

저는 늘 친구와 밥 한 공기를 달랑 시켜놓고,

누룽지 두 그릇을 거뜬히 비웠어요.





그런데, 하루는 깜짝 놀랐습니다.

할머니가 너무 늙으신 탓인지,

거스름돈을 원래 드린 돈보다 더 많이 내 주시는 거였어요.




'돈도 없는데 잘 됐다. 이번 한 번만 그냥 눈감고 넘어가는 거야.

할머니는 나보다 돈이 많으니까...'





그렇게 한 번 두 번을 미루고, 할머니의 서툰 셈이 계속되자

저 역시 당연한 것처럼 주머니에 잔돈을 받아 넣게 되었습니다.




그러기를 몇 달, 어느 날 밥할매 집엔
셔터가 내려졌고,

내려진 셔터는 좀처럼 올라가지 않았어요.

며칠 후 조회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심각한 얼굴로 단상에 오르시더니,

단호한 목소리로 말씀하셨어요.





“모두 눈 감어라.

학교 앞 밥할매 집에서 음식 먹고,

거스름돈 잘못 받은 사람 손 들!
어라.“





순간 나는 뜨끔했어요.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다 부스럭거리며 손을 들었습니다.





“많기도 많다. 반이 훨씬 넘네.“

선생님은 침울한 목소리로 말씀하셨죠.




“밥할매집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할머니께서 아들에게 남기신 유언장에 의하면

할머니 전 재산을 학교 장학금?
?쓰시겠다고 하셨단다.

그리고...“

선생님은 잠시 뜸을 들이셨어요.





“그 아들한테 들은 얘긴데,

거스름돈은 자취를 하거나 돈이 없어 보이는 학생들에게

일부러 더 주셨다더라.





그리고... 새벽부터 일어나 그날 끓일 누룽지를 위해

밥을 일부러 태우셨다는구나.






그래야 애들이 마음 편히 먹는다고..."

그날 학교를 마치고 나오는데,

유난히 '밥할매 집'이라는 간판이 크게 들어왔어요.





나는 굳게 닫힌 셔터 앞에서 엉엉 울고 말았습니다.

“할머니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할머니가 만드신 누룽지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었어요.“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천상여자님의 댓글

천상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18.♡.129.113 작성일

좋은글 잘 봤습니다
배푸는것에는 분별심이 없다더군요
그냥 마음가는대로 성심성의껏.....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동그라미님의 댓글

동그라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222.♡.64.132 작성일

심금을 울리는 좋은 글 감사해요.
숙연해 지네요.
모두들 할매처럼 살아간다면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 될꺼예요.
닯고 싶네요...

산지골님의 댓글

산지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25.♡.240.224 작성일

가슴을 울리는 좋은글입니다.

조금이라도 배푸는 삶 되도록 노력하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6,236건 79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4052 일상 귀국 댓글1 한별아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1-03 5875
4051 일상 터키쉬앙고라 하양색 암컷 교배원합니다 댓글3 누굴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7-17 4945
4050 일상 우리의 자녀....어떻게 키우십니까? 댓글1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8-04 7267
4049 일상 비자 받기 위해 싱가폴로 오시는분들 참고해 보세요 댓글1 조은여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8-23 6134
4048 일상 영어 토론스터디 중상반 충원 Aishah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9-03 7372
4047 일상 끌라빠가딩 풋살 하실분~~ 댓글4 조선뱃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9-18 6206
4046 일상 한국에서 인터넷쇼핑! 배송비 EMS 25%할인! 첨부파일 postsho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0-09 6920
4045 일상 현지 직원 부모 사망시.. 댓글7 제이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0-27 7560
4044 일상 무료 영어 수업 (말하는 문법, 중/고급 회화) + 무료 교재- 네이… 첨부파일 goodthi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2-16 7031
4043 일상 갤럭시 노트4 오늘만 7,700만 루피아에 구매가능합니다. elev… 댓글3 JayGrea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1-11 7318
4042 일상 hp컴퓨터 댓글4 리도호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2-01 6950
4041 일상 끄망근처 Ampera 가정부 구합니다. 수퍼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2-29 5203
4040 일상 Lovekorea culture movement Union (LCU) 댓글1 lcu12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1-27 5268
4039 일상 설선물로 먹어없어지는 선물말고 오래도록기억되고 건강을 생각하는 선물을… 첨부파일 팍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2-12 6785
4038 일상 기아차 수리 완료 댓글7 ondalk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3-31 7725
4037 일상 도시의 사냥터... 필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3-09 5417
4036 일상 자진퇴사시 퇴직금 문의 댓글13 hej1234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4-28 8390
4035 답변글 일상 Re: 오류 신고. 댓글3 마니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5-12 4295
4034 일상 대가 식당 20% 할인바우처 판매 개시! 주류포함 모두 할인 적용됩니… 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3-02 30566
4033 감동 무엇때문에.. 댓글10 요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01-05 6433
4032 감동 로버트 김에 편지, 부유와 부요 yikcha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03-28 7634
4031 감동 밀라노에서 댓글8 지구촌나그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08-21 4909
4030 감동 댓글2 Att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12-07 5080
4029 감동 열심히 산 당신에게 이 꽃다발을 댓글1 필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2-18 5370
4028 감동 무궁화수퍼에서.... 댓글5 보타니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6-12 5896
4027 감동 미쳐!! 댓글4 보타니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8-30 4727
4026 감동 안촐 씨월드 댓글3 헉스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2-02 4689
4025 감동 ㅇrㄸi의 아보카도- 수까부미로 가는 길 댓글14 Att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4-22 7079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