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거스름 돈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1021)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감동 | 거스름 돈

페이지 정보

작성자 CLASH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145.68) 작성일10-09-22 11:21 조회5,997회 댓글10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love/bbs/tb.php/memo/31233

본문

  거스름 돈


 
“여보, 오늘 저녁에는 누룽지도 끓이지“

남편의 말을 들으며, 눌려놓은 밥에 물을 부으려는데

문득 십 년도 넘게 지난 옛일이 떠올랐습니다.

집이 시골이었던 저는 고등학교 삼 년 내내 자취를 했습니다.

월말 쯤, 집에서 보내 준 돈이 떨어지면,

라면으로 저녁을 해결하곤 했어요.





그러다 지겨우면, 학교 앞 ‘밥할매집‘에서 밥을 사 먹었죠.

밥할매집에는 언제나 시커먼 가마솥에 누룽지가

부글부글 끓고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어요.

“오늘도 밥을 태워 누룽지가 많네. 배가 안 차면 실컷 퍼다 먹거래이.

이 놈의 밥은 왜 이리도 타누.

저는 늘 친구와 밥 한 공기를 달랑 시켜놓고,

누룽지 두 그릇을 거뜬히 비웠어요.





그런데, 하루는 깜짝 놀랐습니다.

할머니가 너무 늙으신 탓인지,

거스름돈을 원래 드린 돈보다 더 많이 내 주시는 거였어요.




'돈도 없는데 잘 됐다. 이번 한 번만 그냥 눈감고 넘어가는 거야.

할머니는 나보다 돈이 많으니까...'





그렇게 한 번 두 번을 미루고, 할머니의 서툰 셈이 계속되자

저 역시 당연한 것처럼 주머니에 잔돈을 받아 넣게 되었습니다.




그러기를 몇 달, 어느 날 밥할매 집엔
셔터가 내려졌고,

내려진 셔터는 좀처럼 올라가지 않았어요.

며칠 후 조회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심각한 얼굴로 단상에 오르시더니,

단호한 목소리로 말씀하셨어요.





“모두 눈 감어라.

학교 앞 밥할매 집에서 음식 먹고,

거스름돈 잘못 받은 사람 손 들!
어라.“





순간 나는 뜨끔했어요.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다 부스럭거리며 손을 들었습니다.





“많기도 많다. 반이 훨씬 넘네.“

선생님은 침울한 목소리로 말씀하셨죠.




“밥할매집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할머니께서 아들에게 남기신 유언장에 의하면

할머니 전 재산을 학교 장학금?
?쓰시겠다고 하셨단다.

그리고...“

선생님은 잠시 뜸을 들이셨어요.





“그 아들한테 들은 얘긴데,

거스름돈은 자취를 하거나 돈이 없어 보이는 학생들에게

일부러 더 주셨다더라.





그리고... 새벽부터 일어나 그날 끓일 누룽지를 위해

밥을 일부러 태우셨다는구나.






그래야 애들이 마음 편히 먹는다고..."

그날 학교를 마치고 나오는데,

유난히 '밥할매 집'이라는 간판이 크게 들어왔어요.





나는 굳게 닫힌 셔터 앞에서 엉엉 울고 말았습니다.

“할머니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할머니가 만드신 누룽지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었어요.“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천상여자님의 댓글

천상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18.♡.129.113 작성일

좋은글 잘 봤습니다
배푸는것에는 분별심이 없다더군요
그냥 마음가는대로 성심성의껏.....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동그라미님의 댓글

동그라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222.♡.64.132 작성일

심금을 울리는 좋은 글 감사해요.
숙연해 지네요.
모두들 할매처럼 살아간다면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 될꺼예요.
닯고 싶네요...

산지골님의 댓글

산지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25.♡.240.224 작성일

가슴을 울리는 좋은글입니다.

조금이라도 배푸는 삶 되도록 노력하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6,239건 68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4363 감동 Mimpi itu Nyata - Mujizat itu Nyata goodneighbo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6-01 5956
4362 감동 지금 살고있는 삶은 왕복표가 발행되지 않습니다 댓글8 카타리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6-18 4252
4361 감동 칼릴 지브란의 아름다운 글모음 댓글8 마이크로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7-06 6944
4360 감동 오늘 무척 덥죠? 얼음 동동 시원한 냉면 드세요^^* 댓글15 카타리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7-22 6869
4359 감동 우리 삶의 본질적 목적은...^*^ 댓글3 sjworld멋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8-05 4714
4358 감동 삶에서 참 값진 3초 댓글8 발동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8-31 4903
4357 감동 한국인의 급한 성격 Best 10 댓글3 CLASH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0-01 5381
4356 감동 평범함을 사랑하는 탁월함 댓글3 goodneighbo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1-01 5999
4355 감동 끝은 시작? 큰숲에세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2-14 5430
4354 감동 인도네시아의 한국 골프 댓글4 사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4-08 7576
4353 감동 (펌)사랑 잔나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03 4862
4352 감동 옥상위에벌거벗은여인 댓글1 잔나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07 9561
4351 감동 보삼여사 잔나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22 5078
4350 답변글 감동 "인도네시아 독립영웅 " 그는조선인이 었다 댓글3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8-15 6090
4349 감동 친구야~~| 드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9-01 5073
4348 감동 * 상표100년사 * 시간여행 떠나자 댓글1 순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9-21 5341
4347 감동 난닝구 호텔.... 댓글1 순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0-05 5843
4346 감동 당신은 몇살까지 사실수 있을까요 (기대수명 계산기) 순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1-04 6673
4345 감동 중국 언론이 공개한 김정은의 아내.. 댓글4 순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1-18 6155
4344 감동 5빼기 3이면 2인 까닭... 댓글4 순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2-28 5785
4343 감동 360도 회전 동영상 5가지(자연경관) 댓글2 순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1-10 5015
4342 감동 우리의 문화 유산 古時調와 詩歌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1-25 5384
4341 감동 힘들고 지칠때 댓글2 서핑보드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7-06 6264
4340 감동 Silent Night Holy Night 및 O, Holy Nigh…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2-22 3659
4339 감동 보람있는 말년을 위하여 댓글3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6-02 3323
4338 감동 들장미(Heiden-roslein) 댓글4 첨부파일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8-27 6698
4337 일상 덩의 심층 분석 요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08-14 9001
4336 감동 인체 모든 기관을 조절하는 뇌 댓글2 압난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1-23 3234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