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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 웃픈 대한민국의 현실...... 2014 허생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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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구마구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107.190) 작성일14-12-06 18:31 조회4,132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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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생 in 2014

 

허생은 노량진에 살았다. 곧장 수산시장 밑에 닿으면, 할리스 앞에 오래된 컵밥 집이 서 있고, 재수학원 뒤에는 원룸촌이 널렸는데, 에어컨도 없는 방은 비바람을 막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허생은 책 읽기나 좋아하고, 그의 인 서울 비()상경계 출신 여친이 보험 인바운드를 해서 입에 풀칠을 했다.

 

하루는 그 여친이 몹시 배가 고파서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평생 씨파(CPA, 공인회계사)를 보지 않으니, 회계의 역사는 읽어 무엇 합니까?

 

허생은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아직 독서를 익숙히 하지 못하였소.

 

“그럼 채용 전제형 인턴이라도 못 하시나요?

 

“비상경계는 지원도 못 하고 정규직 전환은 본래 안 시켜 주는 걸 어떻게 하겠소?

 

“그럼 스타트업은 못 하시나요?

 

“스타트업은 눈먼 정부 돈 받아낼 연줄과 열정 페이 받고 개발해줄 개발자가 없는 걸 어떻게 하겠소?

 

여친은 왈칵 성을 내며 소리쳤다.

 

“밤낮으로 글을 읽더니 기껏 ‘어떻게 하겠소?’ 소리만 배웠단 말씀이오? 인턴도 못 한다. 스타트업도 못 한다면, 9급이라도 못 하시나요?

 

허생은 읽던 책을 덮어놓고 일어나면서,

 

“아깝다. 내가 당초 융복합 인문학 소양을 쌓기로 십 년을 기약했는데, 인제 칠 년인걸…….

 

하고 획 문밖으로 나가 버렸다.

 

허생은 거리에 서로 알 만한 사람이 없었다. 바로 고시식당으로 나가서 밥 먹던 공시생을 붙들고 물었다.

 

“누가 한국에서 제일 부자요?

 

이건희를 말해 주는 이가 있어서, 허생이 곧 이 씨의 집을 찾아갔다. 허생은 침대 위에 널브러진 이 씨와 그 옆 이가 아들에 대하여 길게 읍()하고 말했다.

 

“내가 집이 가난해서 무얼 좀 해 보려고 하니, 1조 원을 뀌어 주시기 바랍니다.

 

1. (0)이 열 두 개

1. (0)이 열 두 개

 

이 씨는 “그러시오.” 하고 당장 1조를 내주었다. 허생은 감사하다는 인사도 없이 가 버렸다. 이 씨 집의 자제와 손들이 허생을 보니 거지였다. 유니클로는커녕 보세 야상의 주머니는 구멍 났고, 이마트 운동화의 뒷굽이 자빠졌으며, 짝퉁 뉴에라 모자에 허름한 후드티를 걸치고, 코에서 맑은 콧물이 흘렀다. 허생이 나가자, 이재용과 이부진이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저이를 아시나요?

 

“모르지.

 

“아니, 이제 하루아침에, 평생 누군지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1조를 그냥 내던져 버리고 성명도 묻지 않으시다니, 대체 무슨 영문인가요?

 

이씨가 말하는 것이었다.

 

“이건 너희가 알 바 아니다. 대체로 면접을 보고 싶어 오는 취준생은 으레 자기 스펙을 대단히 선전하고, 포부와 비전을 자랑하면서도 비굴한 빛이 얼굴에 나타나고, 말을 중언부언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저 객은 형색은 허술하지만, 말이 간단하고, 눈을 오만하게 뜨며, 얼굴에 부끄러운 기색이 없는 것으로 보아, 재물이 없이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 해 보겠다는 일이 작은 일이 아닐 것이매, 나 또한 그를 시험해 보려는 것이다. 안 주면 모르되, 정 씨 사장이 사옥 짓는다고 삼성동에 10조를 쓰는 바에 성명은 물어 무엇을 하겠느냐?

 

허생은 1조를 입수하자, 다시 자기 집에 들르지도 않고 바로 증권사로 들어갔다. 주식시장은 개미, 기관들의 돈이 모여있는 곳이요, 떡밥의 발현지이기 때문이다. 거기서 3D 프린터, 태양광, 2차전지며 바이오, IT, LED 등의 산업 테마주를 모조리 최유리 지정가로 매입했다.

 

허생이 산업 주식을 몽땅 쓸었기 때문에 온 나라가 급등한 코스닥을 보고 고등학생도 돈을 싸들고 증권사로 달려가기에 이르렀다. 얼마 안 가서, 허생에게 시장가에 매도했던 개미들이 도리어 10연상 상한가로 사가게 되었다.

 

10연상 차트

10연상은 우스웠던 허생

 

허생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1조 원으로 온갖 주식의 값을 좌우했으니 우리나라의 형편을 알만하구나.

 

그는 다시 정치 테마주로 넘어가서 반기문과 어떻게든 연이 닿았던 기업들의 주식을 사들이며 말했다.

 

“몇 달 지나면 나라 안의 사람들이 정치권의 사람을 믿지 못할 것이다.

 

허생이 이렇게 말하고 얼마 안 가서 과연 반기문이 차기 대권 선호도 1위를 차지하며 관련 테마주가 10연상을 치게 되었다.

 

허생은 공인중개사를 만나 말을 물었다.

 

“혹시 사무실로 쓰기 좋은 건물 없던가?

 

“있습지요. 서울 외곽 구석으로 들어가다 보면 가든파이브라는 건물이 나옵지요. 청계천을 갈아엎을 때 상인들을 옮겨준다고 지은 건물인데 유동인구가 별로 없어 휑하니 장사가 안되어 상인들이 다 빠지고 그냥 사무실로 쓰기가 좋습니다.

 

그는 대단히 기뻐하며,

 

“자네가 만약 나를 그곳에 입주시켜준다면 국토부가 인하시키기 전의 수수료를 챙겨주지.

 

라고 말하니, 공인중개사가 기뻐하며 그러기로 승낙을 했다.

 

 

 

드디어 지하철을 타고 장지역에 도착하여 건물과 그 주위를 주욱 둘러보고 실망하여 말했다.

 

“주변 인프라가 없으니 무엇을 해보겠는가? 조용하고 새 건물이니, 단지 CEO는 될 수 있겠구나.

 

“텅 빈 사무실에 사람이라곤 하나도 없는데, 대체 누구를 뽑아서 회사를 한다는 말씀이오?

 

공인중개사의 말이었다.

 

“대우를 잘해주면 사람이 절로 모인다네. 대우를 못 해줌이 두렵지, 사람이 없는 것이야 근심할 것이 있겠나?

 

이때, 여러 회사에서는 수천의 연구원들이 해외 이직을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싶었으나 수직적 조직문화가 너무 답답하고 외국계 기업이 제안하는 조건이 좋아 곤란한 판이었다. 허생이 연구소 소장을 찾아가서 우두머리를 달래었다.

 

“외국으로 이직하면 돈은 얼마나 더 받지요?

 

1.5배는 되지요.

 

“거기 친척이라도 있소?

 

“없소.

 

“원래 외국으로 너무 가고 싶었던 것이오?

 

연구원들이 어이없어 웃었다.

 

“그렇다면 애초에 이민을 가지 왜 해외로 이직을 하겠소?

 

“정말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에서 일을 하고 연구하지 않는가? 그럼 입에 맞는 음식 먹으면서 집에는 부부의 낙이 있을 것이요, 명절에는 친척들과 화목하게 윷놀이도 할 수 있을 텐데.

 

“아니, 왜 바라지 않겠소? 다만 대우가 너무 넘사벽이고 모든 일이 까라면 까야 하니 그렇지요.

 

해외 인재 유출

 

허생은 웃으며 말했다.

 

“내가 능히 당신들을 위해서 마련할 일이 있소. 내일 각자의 이메일을 열어보오. 어떤 회사보다 최고 대우의 근로계약서와 자유로운 연구를 약속할 테니 맘에 들면 찾아오시구려.

 

허생이 연구원들과 언약하고 내려가자, 연구원들은 모두 그를 미친놈이라고 비웃었다.

 

이튿날, 연구원들이 이메일을 열어보았더니, 과연 허생이 보낸 조건이 어떤 외국계 회사보다 나았다. 모두들 대경해서 허생 앞에 줄지어 이력서를 보냈다.

 

“오직 사장님이 시키신 대로 하겠소이다.

 

허생은 몸소 이천 명의 자리를 준비하고 기다렸다. 연구원들이 빠짐없이 모두 모여들었다. 허생이 이직 예정이던 연구인력을 몽땅 쓸어가서 해외 인재유출이 없었다. 드디어 다들 가든파이브에 짐을 풀고 일을 시작했다.

 

그들은 사업 아이템부터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끝없이 토론했다. 열린 분위기에서 사소한 문제점도 모두에게 공유되니 금방 해결방안이 나오게 되었다. 앞으로 회사를 이끌어갈 3가지 핵심분야를 정해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나머지 아이템들은 IPO 후에 매각하였다.

 

신성장동력을 찾던 기존의 대기업들이 신기술을 가진 벤처를 한참 인수하고 있는 차라 모두 매각하니 100조를 벌게 되었다.

 

100조 원

 

허생이 탄식하면서,

 

“이제 나의 조그만 시험이 끝났구나.

 

하고, 이에 연구원 이천 명을 모아놓고 말했다.

 

“내가 처음에 너희들과 이 사무실에 들어올 때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키워 애플과 구글을 넘는 기업을 만들려고 하였더니라. 그런데 특허분쟁에 규제까지 심하니 나는 이제 여기를 떠나련다. 다만, 신입사원을 받거들랑 학연, 지연, 혈연을 배제하고, 임원들은 자만하고 독단하지 말라.

 

하고 50조를 다른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돈이 없어 걸출한 아이디어가 실현되지 못한다면 얼마나 슬프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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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詩人님의 댓글

詩人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14.♡.128.77 작성일

잘 쓴 글입니다
잘 읽었네요
천민배금주의의 만연 속에서 선비의 정신이 두각을 발휘하는 은유네요
'선비정신'이야말로 우리민족정신의 힘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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