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요강" 이야기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903)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일상 | "요강" 이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28.23) 작성일13-03-01 21:49 조회3,834회 댓글1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303450

본문

 

"요강" 이야기


사기요강


한 밤중에 윗목 방구석에 놓인 요강에 시원하게 방뇨하던 기억은 나이 지긋한 사람들은 다 있을 것이다.
그나마 요강이 없었다면 요즈음 같이 집안에 화장실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자다말고 소변이 마려워 뒷간 까지 가려면 깜깜하기도 하고, 겨울이면 춥기도 할 뿐더러 무섭기도 하고, 귀찮기도 한데...

지금 생각하니 요강이란게 있어 조상님들의 지혜가 참으로 훌륭했었음을 느끼게 된다. 마당에 함박눈이 쌓이던 그 춥고 긴 겨울밤이면 더욱 요긴한게 요강이었다.





이동용 실내변기로서의 가치가 대단했다.
요즘이야 오강인지 요강인지 조차 모르며 살지만 1970년대 까지만 해도 시집갈 때 놋 요강이 빠지면 ‘반쪽 혼수’ 라며 실쭉거릴 정도로 요긴한 혼수였다. 혼인 해 신행길 각시의 가마속에 으레 자리잡고 있던것도 바로 요강이었다. 친정어머니가 몰래 요강속에 앉혀 둔 목화씨는 참으로 그윽한 모정의 징표다.

가마탄 색시가 밖에는 가마꾼들이 있는데 좔좔 소리내며 오줌을 눌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요강속의 목화씨는 그 소리를 죽이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옛말에 뒷간과 처갓집은 멀리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안방에 몰래 큼지막한 질그릇 하나 숨겨들어와 밤새 뒷간 드나드는 수고를 덜었으니, 이 얼마나 은근하고 천연덕스러운 지혜인가?
요강만큼 우리 삶의 흔적을 많이 함축한 것도 흔치 않다.

염치가 중했던 지라 낮에는 딴전 부리듯 마루 한쪽에 엎어두지만 저녁의 부엌일 마친 어머니는 요강단지를 방구석에 들여놔야 비로소 일과가 끝난다. 바로 뼈빠지는 노동의 끝에 요강이 있었던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요강이야 말로 가장 솔직하고 그래서 더욱 인간적인 가정의 필수품이다.자식들과 부모의 것이 뒤섞여 농작물의 거름이 되고, 오줌을 받아내는 요강이
야 말로 우리가 자랑하는 가족애의 시작과 끝이다.

깜깜한 밤 고의춤을 비집고 요강단지를 달랑 드시는 아버지, 궁둥이 까고 앉는 어머니의 '좔좔' 소리가 애들에게는 꿈결에 듣는 소리지만 거기에는 격식없는 진솔한 믿음과 신뢰가 배어있는 혈육의 호패가 됐던 것이다.

옛날 양반들 유기에 백자·청자는 물론 오동나무통에 옻칠까지 해서 썼는가 하면 전담 머슴까지 뒀다지만 지린 오줌 누기는 매한가지였으니 양반상놈이 따로 없는 게 바로 요강이다.

그런 요강이 사라지고, 이제는 화장실이 가장 가까이에 있는게 현대식이 됐다. 하나, 두개, 심지어는 세개 있는 집도 있어 요강을 부실(딱는) 일도, 오줌 버릴일도 없다. 참으로 좋은 시대에 살고 있다.



[옛날 요강 종류들]


알루미늄 요강


놋요강


사기 요강


사기 요강


사기 요강


옹기 요강


플라스틱 요강


플라스틱 요강


옹기 요강


오지 요강


사기 요강


가마 요강


가마 요강 모음


옹기 가마 요강


명기 요강

조선시대 전기, 무덤에 묻어 주었던 작은 명기 요강이다.
일상의 그릇들도 이 같이 소꿉장난 도구처럼 껴묻거리로
무덤에 넣어준 뜻은 저승에 가서도
현세와 같은 삶을 누리라는 애뜻한 정성인 것이다.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6,235건 54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4751 기타 아빠의 사랑 .gif 독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0-20 3981
4750 일상 포인트를 좀 주세요 댓글7 POSITIV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4-26 4386
4749 일상 내용삭제 댓글6 espal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1-21 3717
4748 일상 "같은종씨~!" 댓글5 no마법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5-11 5436
4747 일상 서울시립대 동문을 찾습니다 댓글4 카이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0-02 4650
4746 일상 갤럭시 탭 인도네시아 사용 가능한지요.. 댓글3 현하아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5-28 6349
4745 기타 루피아-원화 answoo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1-17 2634
4744 일상 ?? 이런거 올려도 되남유?? 휴~ 댓글2 꿈꾸는다락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6-15 5925
4743 답변글 기타 Re: Re: 인니에서 한국으로 수출 가능한 쇼핑백 업체 아시는분 댓글1 bangbang9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1-16 2456
4742 일상 가입하구 점수 털렸습니다^^ 제갈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6-23 3420
4741 기타 “신서유기” 제작진이 말하는 신서유기 뒷이야기 독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1-26 2267
4740 일상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여섯 말 마디... !!!!!! 댓글2 방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01 5575
4739 일상 아프리카에서 방역한 남자, 그 이유는? 댓글2 ILOVEKORE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11 4432
4738 유머 2017년 게임회사가 벌여들인 금액 mvp7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4-02 2676
4737 일상 [♥] 잦은 술자리에 남성의 ‘샘’이 마른다 ( 꽃 이름이??) 꿈꾸는다락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20 4568
4736 유머 아이를 때리는 척 하자 개들이 보인 반응 레클레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4-19 2110
4735 일상 그냥 (1) 댓글4 Jawafro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27 4407
4734 일상 한인회와 한인회에 속하지 않은 한인 댓글6 pempe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30 4365
4733 기타 jiks 동문회 럭키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7-06 2545
4732 일상 카카오톡 댓글2 classic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8-09 4291
4731 유머 두 발로 걷는 곰 완전 사람인 줄 ㅋㅋㅋ 레클레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8-14 3095
4730 일상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 ILOVEKORE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0-09 3585
4729 일상 1983년생 자카르타 친구 하실분? 댓글6 saridew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0-26 5664
4728 일상 '비지니스'란 이름의 자카르타의 단상 댓글5 pempe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8-24 6230
4727 노하우/팁 코로나 예방법 꿀팁 아홉가지 알아 걸리지 않게 조심하자~! 김성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8-02 5545
4726 답변글 일상 또 다시 체리가... 편식하면 안될 것 같은데....ㅋㅋㅋ 나이스가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9-04 3307
4725 유머 예쁜 주인이 바이올린을 연주 할 때 고양이 반응 댓글1 레클레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8-25 21240
4724 일상 ? 수자는 얼마인지요? 댓글8 첨부파일 1500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5-20 6497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