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어느 며느리의 고백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1892)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감동 | 어느 며느리의 고백

페이지 정보

작성자 다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202.131) 작성일11-07-01 14:47 조회4,512회 댓글4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love/bbs/tb.php/memo/31619

본문

신랑이 늦둥이라 저와 나이차가 50년 넘게 나시는 어머님...

저 시집오고 5년만에 치매에 걸리셔서

저 혼자 4년간 똥 오줌 받아내고, 잘 씻지도 못하고,

딸내미 얼굴도 못보고, 매일 환자식 먹고,

간이침대에 쪼그려 잠들고,

4년간 남편품에 단 한번도 잠들지 못했고,

힘이 없으셔서 변을 못누실땐

제 손가락으로 파내는 일도 거의 매일이었지만

안힘들다고, 평생 이짓 해도 좋으니 살아만 계시라고 할수 있었던 이유는

정신이 멀쩡하셨던 그 5년간 베풀어주신 사랑 덕분 이었습니다.


제나이 33살 먹도록 그렇게 선하고 지혜롭고 어진 이를 본적이 없습니다.

알콜중독으로 정신 치료를 받고 계시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견디다 못해 제가 10살때 집나가서 소식없는 엄마...

상습절도로 경찰서 들락날락 하던 오빠...

그 밑에서 매일 맞고...울며 자란 저를 무슨 공주님인줄 착각하는 신랑과

신랑에게 모든 이야기를 듣고는 눈물 글썽이며 한시라도 빨리 데려오고 싶다고

2천만원짜리 통장을 내어주시며,

어디 나라에서는 남의집 귀한딸 데리고 올때 소팔고 집팔아 지참금 주고 데려 온다는데,,

부족하지만 받으라고...그돈으로 하고싶은 혼수, 사고싶은거 사서 시집오라 하셨던 어머님...


부모 정 모르고 큰 저는 그런 어머님께 반해,

신랑이 독립해 살고있던 아파트 일부러 처분하고

어머님댁 들어가서 셋이 살게 되었습니다.

신랑 10살도 되기 전에 과부 되어, 자식 다섯을 키우시면서도

평생을 자식들에게 조차 언성 한번 높이신 적이 없다는 어머님...

50넘은 아주버님께서 평생 어머니 화내시는걸 본적이 없다 하시네요.


바쁜 명절날 돕진 못할망정 튀김 위에 설탕병을 깨트려

튀김도 다 망치고 병도 깬 저에게 1초도 망설임 없이

"아무소리 말고 있거라" 하시고는

늙으면 죽어야 한다며 당신이 손에 힘이 없어 놓쳤다고 하시던 어머님...


단거 몸에 안좋다고 초콜렛 쩝쩝 먹고 있는 제 등짝을

때리시면서도 나갔다 들어오실땐 군것질거리 꼭 사들고

"공주야~ 엄마 왔다~" 하시던 어머님...


어머님과 신랑과 저. 셋이 삼겹살에 소주 마시다가

셋다 술이 과했는지 안하던 속마음 얘기 하다가,

자라온 서러움이 너무 많았던 저는

시어머니 앞에서 꺼이꺼이 울며 술주정을 했는데,,,

그런 황당한 며느리를 혼내긴 커녕

제손을 잡으며, 저보다 더 서럽게 우시며,

얼마나 서러웠노..얼마나 무서웠노..

처음부터 니가 내딸로 태어났음 오죽 좋았겠나,,

내가 더 잘해줄테니 이제 잊어라..잊어라...하시던 어머님...


명절이나 손님 맞을때 상차린거 치우려면

"아직 다 안먹었다 방에 가 있어라" 하시곤

소리 안나게 살금살금 그릇 치우고 설거지 하시려다 저에게 들켜

서로 니가 왜 하니, 어머님이 왜 하세요 실랑이 하게 됐었죠...

제가 무슨 그리 귀한 몸이라고..

일 시키기 그저 아까우셔서 벌벌 떠시던 어머님.


치매에 걸려 본인 이름도 나이도 모르시면서도

험한 말씨 한번 안쓰시고

그저 곱고 귀여운 어린 아이가 되신 어머님...


어느날 저에게 "아이고 이쁘네~ 뉘집 딸이고~~" 하시더이다.

그래서 저 웃으며

"나는 정순X여사님(시어머님 함자십니다) 딸이지요~

할머니는 딸 있어요~?" 했더니

"있지~~ 서미X(제 이름)이 우리 막내딸~ 위로 아들 둘이랑 딸 서이도 있따~"

그때서야 펑펑 울며 깨달았습니다.

이분 마음속엔 제가, 딸같은 며느리가 아니라

막내시누 다음으로 또 하나 낳은 딸이었다는걸...


저에게...

"니가 내 제일 아픈 손가락이다" 하시던 말씀이 진짜였다는걸...

정신 있으실때, 어머님께 저는 항상 감사하고 사랑하고

잘하려 노력은 했지만 제가 정말 이분을 진짜 엄마로 여기고 대했는지...

왜 더 잘하지 못했는지, 왜 사랑하고 고맙단 말을 매일 매일 해드리진 못했는지..


형편 어렵고 애가 셋이라 병원에 얼굴도 안비치던 형님..

형님이 돌보신다 해도 사양하고 제가 했어야 당연한 일인데,

왜 엄한 형님을 미워했는지..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사무치고 후회되어

혀를 깨물고 싶은 심정이었답니다.


11시쯤,,,소변 보셨나 확인 하려고 이불속에 손 넣는데

갑자기 제 손에 만원짜리 한장을 쥐어 주시더군요..

"이게 뭐에요?" 했더니 소근소근 귓속말로

"아침에~ 옆에 할매 가고 침대밑에 있드라~ 아무도 몰래 니 맛있는거 사묵어래이~"

하시는데 생각해보니

점심때쯤 큰아주버님도 왔다 가셨고, 첫째 둘째 시누이도 다녀갔고..

남편도 퇴근해서 "할머니~ 잘 있으셨어요~?"

(자식들 몰라보셔서 언젠가부터 그리 부릅니다) 인사하고 집에 들어갔는데...


아침 7시에 퇴원한 할머니가 떨어트린 돈을 주으시곤

당신 자식들에겐 안주시고 갖고 계시다가 저에게 주신거였어요.

그리곤 그날 새벽 화장실 다녀왔다 느낌이 이상해

어머님 코에 손을 대보니 돌아가셨더군요...


장례 치르는 동안 제일 바쁘게 움직여야 할 제가

울다 울다 졸도를 세번하고 누워있느라 어머님 가시는 길에도

게으름을 피웠네요...


어머님을 닮아 시집살이가 뭔지 구경도 안시킨 시아주버님과

시누이 셋, 그리고 남편과 저..

서로 부둥켜 안고 서로 위로하며, 어머님 안슬퍼하시게

우리 우애좋게 잘살자 약속하며 그렇게 어머님 보내드렸어요..

오늘이 꼭 시어머님 가신지 150일 째 입니다.

어머님께서 매일 저 좋아하는 초콜렛, 사탕을 사들고 오시던

까만 비닐봉지.

주변에 널리고 널린 까만 비닐봉지만 보면 눈물이 납니다..

어머님이 주신 꼬깃꼬깃한 만원짜리를 배게 밑에 넣어두고..

매일 어머님 꿈에 나오시면

사랑한다고...감사하다고 말해드리려 준비하며 잠듭니다.

다시 태어나면 처음부터 어머님 딸로 태어나길 바라는건

너무 큰 욕심이겠죠...

부디 저희 어머님 좋은곳으로 가시길..


다음 생에는 평생 고생 안하고 평생 남편 사랑 듬뿍 받으며

살으시길 기도 해주세요.



ㅡ너무 감동적이어서 퍼 왔습니다.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싱아라자님의 댓글

싱아라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10.♡.188.162 작성일

가슴이 뭉클해지는 글이었습니다
이시대에 저런 분 한분이라도 있기에 세상은 아름다운가 봅니다...
잘보았습니다

천상여자님의 댓글

천상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18.♡.129.113 작성일

정말 감동적이네요
살아가면서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를
얼마나 어느정도 알고 하면서 살까요?
좋은 글 잘보았습니다
행복하세요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6,236건 51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4836 기타 한의학적 양생법(養生法) - 건강하게 사는 법 S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2 5817
4835 일상 음 빠징고 하기 위해 움직이는 착시 하나더 올립니다.ㅋㅋ.. 댓글5 핵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02-07 7654
4834 기타 양생법(養生法)- 허리에게 공간의 자유를 주자. S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2 6622
4833 일상 한국에서는 정말 이런 체벌 줘요? 댓글4 호박마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02-15 8268
4832 기타 섹스가 보약인 10가지 이유 댓글3 데니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6-08 7294
4831 일상 game 댓글5 rai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03-15 8835
4830 기타 모공과 주름, 깨끗이 없애는 노하우 데니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8-11 4978
4829 일상 회원 이름 앞에 아이콘... 댓글2 맑은생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05-22 6660
4828 기타 먹을수록 배가 쏙~ 똥배 없애는 음식 댓글3 데니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9-19 7335
4827 일상 죽을꺼 같아요 ㅠㅠ 인도네샤~ 빨랑 돌아가고 싶어요 ㅠㅠ 댓글6 chri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06-23 8492
4826 기타 누워서 살 빼는 최고의 방법! 댓글8 데니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1-27 5750
4825 일상 비행기표.. 댓글1 주피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07-14 9196
4824 기타 무시해도 좋은 건강 상식들 댓글7 스포츠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6-19 4198
4823 일상 삐졌음!!! 댓글2 Att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08-08 6681
4822 답변글 기타 피부 알레르기 관하여 질문 드립니다.. 아시는 분들 답변 좀 해주세요…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4-22 4778
4821 일상 indoweb 서버가 어딨나 궁금해서~~~뒷조사해보니~~ 댓글1 seawolf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08-31 8126
4820 기타 [5] 척추분리증(spondylosis) 첨부파일 baxtermi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5-16 5486
4819 일상 타로카드 점 보세요. 쓸만한 프로그램포함. 댓글2 첨부파일 seawolf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09-25 6754
4818 기타 사과를 이용한 민간요법 댓글2 드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9-02 5168
4817 일상 개인 사정으로..차량 몇대 급하게 매각합니다. 댓글10 seawolf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10-22 7406
4816 기타 뎅기열 조심 댓글1 JSAh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2-27 4721
4815 일상 네이버폰을 이용한 공짜전화하기(pc 와 pc) 댓글3 첨부파일 ctmow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11-24 8375
4814 기타 만화로 보는 한국인의 대표 질환과 그 대처법 댓글1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1-24 4000
4813 일상 한국인에서..인도네시아체질으로 전환과정.. 댓글12 seawolf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12-05 7608
4812 기타 물 충전법 댓글8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3-01 4172
4811 일상 1$=Rp9,390 :12월18일 댓글2 주피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12-18 6425
4810 기타 면역력에 대하여 댓글1 신농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0-11 3293
4809 일상 대한항공 운임 (여러분들의 생각은?) 댓글9 동도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1-11 8440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