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아버지의 자화상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1028)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감동 | 아버지의 자화상

페이지 정보

작성자 ㅇrㄸ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218.112) 작성일09-05-03 18:36 조회4,710회 댓글1건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love/bbs/tb.php/memo/29647

본문




일터에서 집으로 돌아왔다. 벌써 여름이다.
날씨는 후덥지근하고 몸은 칙칙하다.
교통지옥에 시달려 몸은 괴롭고 물씬물씬 땀냄새를 풍긴다.
초인종을 누르며 나를 반기러 나오는 아내와 자녀들을 그려보지만
문화혜택으로 안겨준 각자의 열쇠가 있기에 스스로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한다는 게 오늘따라 매우 속이 상한다.

힘든 몸과 마음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빠 돌아왔다.”
말소리는 마치 허공을 치는 것처럼 하늘로 날아갔다.
아내는 오셨느냐는 등 간단한 눈맞춤으로 인사를 끝내고
나보다 하는 일이 더 중요한지 부엌으로 모습을 감춘다.
“씻고 저녁 드세요.”
멀어져 가면서 외치는 외마디 아내의 소리.
'누가 밥 먹으러 돌아왔나? 힘들어서 들어왔는데 날 좀 반겨주지'
하는 생각에 마음이 착잡해진다.
“아이들은 어디 갔나?”
“방에서 공부할거에요.”
공부. 공부.
아버지가 와도 인사를 할 줄 모르는 아이들에게
그런 공부가 무슨 소용이 있나?
이런 생각이 문득 든다.
섭섭한 마음을 다스리며 아이들 방을 들여다본다.
“공부 열심히 하냐?
달리 할 말이 없다.
“어. 아버지 오셨어요. 네. 다녀오셨어요?”
짧은 한마디를 하고 계면쩍은 듯 다시 책으로 눈을 돌린다.
그 뒤통수를 바라보며
 “그래 열심히 해라.” 고 말했다.

무슨 말을 더하랴.
언제부터인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자리 잡아 버린
이러한 생활의 패턴이 삶의 유일한 방법인 양 되어 버렸다.
“인생이란 다 그런 거에요.”
회사에서 담배를 뻐금뻐금 피워 물고 한숨을 내쉬며
내뱉던 동료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것이 진정 인생의 전부인가?
갑자기 역겨운 마음이 몰아친다.

빈 의자로 둘러싸인 밥상.
“아이들은 먹었어요.” 라고 하면서 저녁을 차려주고는
연속극을 본다고 텔레비전 앞에 몰두해버리는 아내.
내가 뭐 때문에 먹어야 하는가?
진정 이렇게 사는 것이 옳은가?
걷잡을 수 없는 수많은 생각이 내 마음에 오고 간다.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8,424건 43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7248 기타 양생법(養生法) –배꼽 건강법. S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2 8100
7247 기타 SOL 제언 - 홍수 이후 건강 관리 S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2 5249
열람중 감동 아버지의 자화상 댓글1 ㅇrㄸ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3 4711
7245 감동 해인사를 다녀와서 보타니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5 3738
7244 일상 동물 여섯마리 보이면, 기본 IQ... 댓글6 창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5 5317
7243 일상 그냥 갑자기 궁금한데요~ 회원중 누가 포인트가 제일 많을까요? mm 댓글8 그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5 6554
7242 일상 [펌] 얼굴 좀 볼까? 샤가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5 5963
7241 일상 [펌] 내 전화기가 아니었어 댓글4 샤가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5 4512
7240 일상 (박지성 연속골!!) - 어제 챔스 준결승 2차전 하이라이트 우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6 5251
7239 감동 사람을 찾습니다[펀글] 댓글2 곰곰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6 4139
7238 감동 동생의 수혈[펀글] 곰곰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6 3975
7237 감동 오리를 잡으려면[펀글] 댓글6 곰곰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6 4599
7236 일상 [펌] 골프장의 19번째 홀 댓글6 첨부파일 코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6 5654
7235 일상 금연 포스터의 오점...[아고라펌] 댓글3 첨부파일 슝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6 4523
7234 일상 박 지성 골 동영상 (아쉬운 대로) 댓글2 첨부파일 이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6 4660
7233 일상 KEB 때문에 속상하네요 ㅜ.ㅜ 댓글5 정파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7 5688
7232 일상 처음 주절주절... 댓글4 Lewi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8 5081
7231 감동 갈매기의 꿈 댓글5 ㅇrㄸ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8 5057
7230 일상 좋아요1 엄마의 포기 댓글2 창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8 5108
7229 일상 인도웹의 포인트 정책 댓글13 첨부파일 불타는오소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10 4779
7228 일상 믿음, 희망의 미학 (펀글) 곰곰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10 4321
7227 일상 조심합시다. 댓글28 happytogeth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11 8135
7226 일상 영유아 월령별 발달 상황과 손자극놀이 30(한글파일) 댓글3 첨부파일 곰곰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11 4917
7225 일상 [인증샷] 전에 하루에 두번 777 나온 뒤 간만에 나온 777 인증… 첨부파일 유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11 4351
7224 일상 좋아요1 호랑이와 비단뱀의 혈투(펀글) 댓글2 창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12 8067
7223 기타 더위를 녹이는 향긋한 달콤함,'멜론' 댓글4 S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12 5467
7222 일상 한국/일본 문맹율 95%(펀글) 창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12 5880
7221 감동 [펌]도마뱀의 사랑+힘들땐 이 사진을 봐라 댓글3 첨부파일 곰곰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12 5279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