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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이렇게 그녀는 내게 왔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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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율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168.234) 작성일09-04-25 01:03 조회5,303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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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love/bbs/tb.php/memo/4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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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단페어, 잔란 초크로아미노또
그 비 내리던 거리만 머리에 가득 차 있었다.

SABANG으로 부터 MERAUKE까지
참 많은 도시를 다녔는데
메단은 너무 멀리 있었다.

날이 갈수록 하고 싶은 말들이 쌓여
점점 가슴이 비좁아 지고 있었다.

오매불망이라고 했던가. 그 병은 집요하게 나의 일상을 점유하고 있었다.
친구들은 그녀가 쓰는 일무히탐(ILMU HITAM)때문이라고 놀려댔다.

친구들은 그니가 파삭부미(PASAK BUMI)로
좌욕하고 있을 거라며 낄낄댔다.
특히 자와(JAVA) 여자는 더 조심해야한다며 녀석들은 검지를 세워 흔들었다. "Belum kering minta lagi."라고 입술을 내밀며 혀를 찼다.

정말 그럴까? 그래서 내가 이렇게 죽음보다 진한 병을 앓고 있는 것일까? 그것도 이리 오랫동안......

몇 해가 지난 후 한통의 봉함편지를 받는다.
로즈, 중국여자, 그녀의 사무실 동료,
꼭꼭 눌러 쓴 글씨.
"......有因無緣果不生......"
내 젊은 날을 눌러 숨을 막고 있었다.

얼굴 한번 보면 다 잊을 수 있으련만
아니 얼굴 한번 보고 다 잊고 싶은데
그렇게 오늘을 지내는데
오락실에서 갤러그를 하면서도 울었는데

같이 온 그녀의 사진 한 장

내 책상 스텐드 아래에 세웠다.
그녀의 얼굴이 눈부셨다.

어깨를 붙이고 같이 앉은 남편의 얼굴에서
나시고랭 기름 냄새가 나고 있었다.

그 콧수염이 역겨웠다.

그 사진을 유리잔에 넣고 물을 채웠다.
그녀의 얼굴이,
나의 자화상이 유리잔 안에서
일그러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래서......
잔란 초크로아미노또에
다시 가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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