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요강" 이야기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1304)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일상 | "요강" 이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28.23) 작성일13-03-01 21:49 조회3,846회 댓글1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303450

본문

 

"요강" 이야기


사기요강


한 밤중에 윗목 방구석에 놓인 요강에 시원하게 방뇨하던 기억은 나이 지긋한 사람들은 다 있을 것이다.
그나마 요강이 없었다면 요즈음 같이 집안에 화장실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자다말고 소변이 마려워 뒷간 까지 가려면 깜깜하기도 하고, 겨울이면 춥기도 할 뿐더러 무섭기도 하고, 귀찮기도 한데...

지금 생각하니 요강이란게 있어 조상님들의 지혜가 참으로 훌륭했었음을 느끼게 된다. 마당에 함박눈이 쌓이던 그 춥고 긴 겨울밤이면 더욱 요긴한게 요강이었다.





이동용 실내변기로서의 가치가 대단했다.
요즘이야 오강인지 요강인지 조차 모르며 살지만 1970년대 까지만 해도 시집갈 때 놋 요강이 빠지면 ‘반쪽 혼수’ 라며 실쭉거릴 정도로 요긴한 혼수였다. 혼인 해 신행길 각시의 가마속에 으레 자리잡고 있던것도 바로 요강이었다. 친정어머니가 몰래 요강속에 앉혀 둔 목화씨는 참으로 그윽한 모정의 징표다.

가마탄 색시가 밖에는 가마꾼들이 있는데 좔좔 소리내며 오줌을 눌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요강속의 목화씨는 그 소리를 죽이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옛말에 뒷간과 처갓집은 멀리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안방에 몰래 큼지막한 질그릇 하나 숨겨들어와 밤새 뒷간 드나드는 수고를 덜었으니, 이 얼마나 은근하고 천연덕스러운 지혜인가?
요강만큼 우리 삶의 흔적을 많이 함축한 것도 흔치 않다.

염치가 중했던 지라 낮에는 딴전 부리듯 마루 한쪽에 엎어두지만 저녁의 부엌일 마친 어머니는 요강단지를 방구석에 들여놔야 비로소 일과가 끝난다. 바로 뼈빠지는 노동의 끝에 요강이 있었던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요강이야 말로 가장 솔직하고 그래서 더욱 인간적인 가정의 필수품이다.자식들과 부모의 것이 뒤섞여 농작물의 거름이 되고, 오줌을 받아내는 요강이
야 말로 우리가 자랑하는 가족애의 시작과 끝이다.

깜깜한 밤 고의춤을 비집고 요강단지를 달랑 드시는 아버지, 궁둥이 까고 앉는 어머니의 '좔좔' 소리가 애들에게는 꿈결에 듣는 소리지만 거기에는 격식없는 진솔한 믿음과 신뢰가 배어있는 혈육의 호패가 됐던 것이다.

옛날 양반들 유기에 백자·청자는 물론 오동나무통에 옻칠까지 해서 썼는가 하면 전담 머슴까지 뒀다지만 지린 오줌 누기는 매한가지였으니 양반상놈이 따로 없는 게 바로 요강이다.

그런 요강이 사라지고, 이제는 화장실이 가장 가까이에 있는게 현대식이 됐다. 하나, 두개, 심지어는 세개 있는 집도 있어 요강을 부실(딱는) 일도, 오줌 버릴일도 없다. 참으로 좋은 시대에 살고 있다.



[옛날 요강 종류들]


알루미늄 요강


놋요강


사기 요강


사기 요강


사기 요강


옹기 요강


플라스틱 요강


플라스틱 요강


옹기 요강


오지 요강


사기 요강


가마 요강


가마 요강 모음


옹기 가마 요강


명기 요강

조선시대 전기, 무덤에 묻어 주었던 작은 명기 요강이다.
일상의 그릇들도 이 같이 소꿉장난 도구처럼 껴묻거리로
무덤에 넣어준 뜻은 저승에 가서도
현세와 같은 삶을 누리라는 애뜻한 정성인 것이다.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6,237건 36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5257 일상 롯데백화점 - Shoes Event 안내 첨부파일 lott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3-10 4356
5256 일상 고퀄리티 판타지무협소설을 쉽게 읽을 수 있는 앱 소개합니다 지나가는아무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3-18 4779
5255 일상 한인 피살 사건..정말 무섭네요 댓글14 진심이복덩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3-25 6011
5254 일상 JAYA INDONESIA 서울 사무실 개원 닥공닥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4-03 3752
5253 일상 고양이 공간 만들어주기 1500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4-14 3994
5252 일상 JIS에 생긴 추악한 범죄- 후속뉴스 댓글4 운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4-24 6044
5251 일상 화났을 때 절대로 하면 안되는 10가지 댓글2 1500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5-13 5057
5250 일상 전생에 나는 ㅋㅋ 웃고갑니다 댓글6 1500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5-23 5811
5249 기타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석/박사 및 석박사 통합과정 모집 공고 IZABE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5-23 8654
5248 일상 속도좋은 실시간 한국방송 소금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6-25 4380
5247 일상 허탈.. 허무.. 황당... 댓글3 영수아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0-02 5198
5246 일상 회원님들 정말 지성요 포인트좀 부탁 드려요 답답해죽것내요 ~ 댓글5 민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7-22 5564
5245 일상 간단한 인테리어 가능 하신 업체 분 연락 주세요 댓글4 donald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8-15 5847
5244 일상 대한항공에 두번 배신당한 느낌(당하는 내가 바보인가??) 댓글5 무대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9-01 11543
5243 일상 삼성 갤럭시3 액정수리가 가능한지요.. 댓글8 옌과제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9-13 7340
5242 일상 그교수전(傳) (下) - 강명관, 부산대학교 교수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9-28 6288
5241 일상 빵 터지는 사진.. 댓글4 ondalk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0-23 8288
5240 일상 정수기 댓글4 수퍼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2-13 7528
5239 일상 중고가격에 대하여 한말씀.... 댓글4 再出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1-06 8921
5238 일상 삼성 대리점에서 불쾌한 경험, 어떻게 풀어야죠? 댓글4 장여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1-25 6502
5237 일상 영어 동시 통역 해주실분 모십니다 보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2-06 5824
5236 일상 진돗개 분양 댓글2 2010년인도네시아6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1-09 7656
5235 일상 인도네시아 5일째~~~ 댓글19 양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2-05 9456
5234 일상 인도네시아 비자 댓글2 카츠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2-25 7119
5233 일상 인도네시아에서의 10개월이 지났습니다. 댓글10 돼지국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3-03 6983
5232 일상 BOLT 사용하시는분들 필독!! 댓글17 nangisu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4-07 8451
5231 일상 <GLYCenter> 세계 시민의식 캠페인 프로그램 GlobalLeade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5-06 4567
5230 일상 Resmi, Wisatawan dari 45 Negara Bebas … 댓글2 인도르네시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6-13 6909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