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일본 시미즈항에서 만루홈런의 추억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1670)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일상 | 일본 시미즈항에서 만루홈런의 추억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바다사나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171.42) 작성일11-02-22 06:23 조회5,535회 댓글1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love/bbs/tb.php/memo/10328

본문

시미즈항에서

51.jpg

80 년대초 외항선원으로 일본 시미즈항을 입항 했을 때 이야기이다

으례히 선원들은 외국항에 입항을 하게되면

상륙을 하여 조그만 추억

하나쯤을 간직하고 있을 터

그래서 불현듯 생각난 한 에피소드를 꽁트형식으로 엮어본다

어차피 소설이나 산문은 거짓이 많이 있을 테니까 -------

잠에서 깨어나 겨우 눈을 뜬 아침

창밖으로 쏟아지는 오전 10시 의 햇살을 보면서

갑자기 처량하게

끝없이 자신을 환멸해 본적이 있었던가 -------

1000540.jpg


나에게도 청바지 뒷주머니에

"메밀꽃 필 무렵 " "사랑 이야기 "

같은 책들을 유행처름 꽂고 다니며 애정행각에 몰두 했던적이 있었나 보다

80년대초 나는 일본 시미즈 항을 몇번 입항을 했던적이 있다

시미즈의 긴자거리에 일본식 우동집이 있었다

그런데 그가게에는 나보다 2 ~ 3살 정도 많아 보이는

아가씨 "미찌꼬 "라는

여인이 있었다

주인이다

얼굴도 깜찍하게 이쁘고 몸매도 날씬하고 웃음이 특히 매력적 이었다

나에게 무척 잘 대해주었다

물론 한국 선원인 것을 알고 있다

어쩌다 입항후 선적 작업을 하는 동안 남몰래 작업복을 입고 찾아가도

돈을 가지고 가질 안했는데도

한번도 거절하지 않고 무구한 웃음을 주던 "미찌꼬" 였다

종종 나의 연상의 여인에게 선점을 할려고 도전 하는 사람이 많았다

인기가 무척 많았다

알토란 같은 선원 봉급을 모조리 우동 장학금으로 쾌척하기도 했지만 ----------

별책 같은 부록 이야기

허긴 젊은 시절 누군들 왕년의 편력기 하나 없을까마는

a0003567_03035461.jpg

 
" 어이 미찌꼬상 오늘 영업 끝 났습니까 ? "

"그러면 우리 한번 데이트 합시다 "

"일본 시미즈 야경도 구경 한번 시켜 주시고요"

"그래요 미스타 신 ! "

"오늘 저녁 우리 근사한 밤을 한번 보내 봅시다 '

" 우리집에 가서 이차 해요 "

미찌꼬의 집은 시내에서도 변두리에 있단다

운전석의 미찌꼬상이 와이퍼를 켜자 차창 넘어 저 만치 바다가 보였다

"이 차 보험 들었어요 ? "

"왜 겁나세요 "

"미찌꼬상 한잔 했는것 같은데 "

"이 정도는 보통 이에요 "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단 말입니다 비오는 것 좀 보세요 "

" 노오우 프로글램 "

미찌꼬상이 핸들 놓은 다른 한손으로 담배를 집어들자

나는 재빨리 불을 붙혀주었다

비에 젖어 황폐해진 그녀의 프로필을 일별하며 내가 말했다

"언제부터 장사했어요 "

"여고를 갓 졸업 하구서 "

"말씨를 보니 매우 얌전 하신데 "

"맞아요 집안이 매우 보수적이거든요 "

" 미스터 신은 집이 어디신가요 ?"

" 녜 부산 항구 도시입니다 "

"어머 그러세요 학교에서 수학여행 때 부산 가본적이 있어요 "

"그러면 배를 타고 부산을 가 보신거네요 "

"그럼요 나는 영화 타이타닉 처름 해 보고 싶은 걸요 "

"시미즈엔 자주 오세요 "

"녜 냉동 운반선 항해사 이거든요 한달에 4~5 번은 옵니다 "

"한국 사람들 좋아 하세요 "

"좋아하죠 특히 미스터 신 같은 마도로스는 ---- 하하하 -----"

"고맙습니다 좋게 봐주시니 ------"

여자는 피우던 담배를 창밖으로 던지며 이내 차의 속도를 높인다

img_18_11560_1?1191067804.jpg


그 해 봄 영도다리 밑의 점쟁이 말만 듣고 현실도피를 위해 뱃님이 되고

해기사 면허시험 대비 책 몇권 사들고 승선하여 찾아온 일본 시미즈항구

"미찌꼬는 자기의 부모가 원망 스럽다고 한다

가난 했기 때문이란다

"삼백육십오일 곱하기 서른이면 얼만줄 아세요 미스터 신 ? "

"제로입니다 "

" 어디서 많이 듣던 한국의 창부타령 같습니다 "

"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제로에서 출발하지 않나요 "

"새로운 시작 ?

"호호호 여태까지 나는 남의집 종업원으로 일해 왔었거든요 "

"제로라고 하시면서 "

"그래요 지금은 마이너스는 아니랍니다 "

나는 "마이너스" 라는 말에 냉소했다

삶을 마이너스로 산다는 것

세상을 빚으로 산다는 것

제로로 산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

여자는 나에게 지금 자기는 채무에 몹시 시달린다고 한다

그래서 어디로든 도망을 가고 싶지만 그렇지가 못하다고 한다

그것은 일본의 뒷골목 불문률 때문이란다

그녀의 처지를 위무하고 싶었지만 이내 그만 두었다

만약 하룻밤 풋사랑이 이루어 진다면 모르겠지만 --------

20081110_03.jpg

 
"지금 장사를 한지가 얼마나 되는데요 "

"한 두어달 되요 "

"그 정도 면추면 단골이 많겠네요 "

"그리고 시집을 가면 되겠네요 "

"남잔 죄 사기꾼녜요 "

"숙녀가 못하는 말이 없네요 "

"하지만 미스터 신은 예외에요 "

"예외라니? "

" 마도로스 니까 "

"아주 전형적인 수법이군요 "

"꼭 한국의 나비부인 같구만요 "

"경험이에요 "

20081110_02.jpg


차가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자

미찌꼬는 자기가 음주운전자 상태였는데 아무 사고 없이 왔다고 안도하는 눈치다

"미스터 신은 멋진 타자가 될수 있을겁니다 "

"적어도 오늘 밤 만큼은 "

"나이트 게임에 강한 투수 말입니까 ㅎㅎㅎ"

"여긴 나의 홈 구장인걸 잊지 마세요 미스터 신 "

여자의 입에서는 아까보다 더 심한 양파 냄새가 났다

그러나 나는 싫지가 않았다

그래 오늘 밤 만루 홈런을 쳐 줄께

은근히 오기가 났다

86111.jpg

 
미찌꼬가 성에 낀 차창을 반쯤 내리자

요란한 빗소리와 함께

현관 저쪽으로 부터 우산을 든 또 다른 한 여자가 다가 온다

그리고 아는 채를 한다

"오오머 그림 한번 좋다 "

"뜬금없이 웬 마중이니 ?"

"처음 보는 형분데 ?"

"또 다른 곳에서 자고 오라고 ?"

"미안 하지만 오늘밤은 안돼겠어 보시다시피 "

"언닌 오늘밤 남자복이 터졌수 ?"

"그 털복숭이가 자꾸 지분거리니 ?

"나 없다고 하지 그랬어 ?"

"언니두 참 그게 아니구 지금 가토 보스가 와 있단 말야 ""

"뭐라구 ?"

"나두 이제 막 들어 온 참인데 오래 기다렸나봐 양주를 병채로 마셔대구 있잖아

이번에 변호사를 대서라도 꼭 해결 하겠데 "

"망할 자식 미친놈 "

"그럼 언니 난 미스이한테 간다 내일 봐 "

우산 든 여자가 냅다 가 버리자 그녀는 다소곳 하며 내게 말했다

"어느 부두에요 "

"모셔다 드릴테니까 "

"괜찮아요 택시로 가겠어요 "

나는 밖으로 나왔다

미찌꼬로 하여금 명정의 밤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시미즈항구에서의 밤이 또 이렇게 흘러갔

다 -----------------------------------------

 

                                    신영수 youngsu4903@naver.com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비율빈님의 댓글

비율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12.♡.188.134 작성일

반갑습니다.
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저도 왕년?에 항해사로 한 10년 벌크캐리어를 탔었는데.. 일본에는 남미산 스틸슬라브 수만톤씩 가져갔던 기억이 있네요.
님과 같은 추억도 없고, 사진도 한장 찍지않고 말 그대로 기계처럼 해상생활을 했던 게 좀 아쉽습니다.

자주 올려주세요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6,237건 35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5285 일상 total은 얼마지요? 댓글5 1500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6-12 5559
5284 일상 elevenia 사이트 한국분 연락처좀 가르쳐 주세요 댓글9 TIAM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6-24 8952
5283 일상 인니경찰, 한국인 33명 해킹혐의 구금 댓글8 beautici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7-20 7959
5282 일상 서울 중앙 중고등학교 동문 모임을 알려드립니다. wolf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8-13 5864
5281 일상 시진핑 부패척결 피하자" 中 부자들 美 투자이민비자 싹쓸이 은혜희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8-29 5541
5280 기타 [국내외입시] QS가 선정한 세계대학순위 TOP 50! 2023 QS… gongma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0-28 5749
5279 일상 자식이 아버지에게 하고 싶은 말.... 댓글3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9-24 7514
5278 일상 10월 21일(화) 7시 풋살하실분! (블록엠) 댓글10 달빛태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0-18 7219
5277 일상 한국을 온세계에 알린 대한항공! 댓글1 mani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2-12 6414
5276 일상 진돗개 분양 원합니다. 하네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2-03 5447
5275 일상 찌부부르 샤브샤브 댓글3 bala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1-14 7639
5274 일상 고추 재배 방법 고양이아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2-04 7012
5273 일상 ems 물건 받기 !! 댓글6 첨부파일 naljaSH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1-05 8835
5272 일상 자카르타 사람과 한국 사람의 차이 (2) 댓글2 권토중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1-29 8599
5271 일상 전자담배 판매하시는 분 연락주세요 댓글3 bala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2-17 6464
5270 일상 좋아요2 10만5천루피아 운전면허증(SIM) 갱신 댓글9 alih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7-07 8117
5269 일상 고소득 해외사업자를 모십니다. lcu12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3-27 6768
5268 일상 BOLT 4G 보너스 용량 사용에 대해 댓글3 Bucketlis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4-21 5913
5267 일상 반둥 rumah mode 나올때 경찰 조심하세요 댓글3 mij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6-08 5406
5266 노하우/팁 [싱가포르 현지기업 취업] 2016년1월 싱가폴 현지 헤드헌팅기업 진… 싱가폴인사담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2-16 3688
5265 감동 겸손 댓글1 찬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02-08 5824
5264 감동 시 모음-해외 생활 단상(2) 댓글3 지구촌나그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06-25 7549
5263 감동 기념 사진 댓글9 Ba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11-12 6375
5262 감동 HTLM 연습 댓글5 무사의노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12-29 4364
5261 감동 아내에게(펀글) 댓글4 블록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3-07 5185
5260 감동 우리는 연애중...^^ 댓글1 보타니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7-02 5032
5259 감동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댓글2 Att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10-29 4653
5258 감동 감동의글(펌): 시어머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댓글3 그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3-13 4158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