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아버지의 자화상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1027)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감동 | 아버지의 자화상

페이지 정보

작성자 ㅇrㄸ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218.112) 작성일09-05-03 18:36 조회4,758회 댓글1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love/bbs/tb.php/memo/29647

본문




일터에서 집으로 돌아왔다. 벌써 여름이다.
날씨는 후덥지근하고 몸은 칙칙하다.
교통지옥에 시달려 몸은 괴롭고 물씬물씬 땀냄새를 풍긴다.
초인종을 누르며 나를 반기러 나오는 아내와 자녀들을 그려보지만
문화혜택으로 안겨준 각자의 열쇠가 있기에 스스로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한다는 게 오늘따라 매우 속이 상한다.

힘든 몸과 마음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빠 돌아왔다.”
말소리는 마치 허공을 치는 것처럼 하늘로 날아갔다.
아내는 오셨느냐는 등 간단한 눈맞춤으로 인사를 끝내고
나보다 하는 일이 더 중요한지 부엌으로 모습을 감춘다.
“씻고 저녁 드세요.”
멀어져 가면서 외치는 외마디 아내의 소리.
'누가 밥 먹으러 돌아왔나? 힘들어서 들어왔는데 날 좀 반겨주지'
하는 생각에 마음이 착잡해진다.
“아이들은 어디 갔나?”
“방에서 공부할거에요.”
공부. 공부.
아버지가 와도 인사를 할 줄 모르는 아이들에게
그런 공부가 무슨 소용이 있나?
이런 생각이 문득 든다.
섭섭한 마음을 다스리며 아이들 방을 들여다본다.
“공부 열심히 하냐?
달리 할 말이 없다.
“어. 아버지 오셨어요. 네. 다녀오셨어요?”
짧은 한마디를 하고 계면쩍은 듯 다시 책으로 눈을 돌린다.
그 뒤통수를 바라보며
 “그래 열심히 해라.” 고 말했다.

무슨 말을 더하랴.
언제부터인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자리 잡아 버린
이러한 생활의 패턴이 삶의 유일한 방법인 양 되어 버렸다.
“인생이란 다 그런 거에요.”
회사에서 담배를 뻐금뻐금 피워 물고 한숨을 내쉬며
내뱉던 동료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것이 진정 인생의 전부인가?
갑자기 역겨운 마음이 몰아친다.

빈 의자로 둘러싸인 밥상.
“아이들은 먹었어요.” 라고 하면서 저녁을 차려주고는
연속극을 본다고 텔레비전 앞에 몰두해버리는 아내.
내가 뭐 때문에 먹어야 하는가?
진정 이렇게 사는 것이 옳은가?
걷잡을 수 없는 수많은 생각이 내 마음에 오고 간다.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2,253건 13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917 감동 하나님의 친구들 댓글1 첨부파일 예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6-10 5165
1916 일상 인도네시아어로 어떻게 쓰는지요? 댓글1 아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5-28 5191
1915 기타 피부에 관한 병인데 도와주세요, 급합니다!!! 댓글3 hem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5-13 5545
1914 일상 반다르람풍이나, 판장에 생활하시는 분 댓글4 아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5-02 5765
1913 일상 술라웨시 큰다리? 댓글5 테루보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4-21 7932
1912 감동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게으름에 대한 충고 댓글2 prid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4-07 6785
1911 기타 피를 맑게 하려면? 천연삶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3-28 5368
1910 일상 한국맛 돼지국밥&순대국밥 댓글18 100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3-04 8540
1909 감동 사랑해서 미안합니다 댓글8 큰숲에세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2-22 6951
1908 일상 해변의 향기 (마도로스의 일기) 바다사나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2-12 5082
1907 일상 "대한민국 해군입니다." 벅찬 순간 댓글1 ILOVEKORE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1-24 5076
1906 일상 보타니카님 귀환 축하파티 댓글10 shev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1-17 5494
1905 감동 자기 자신의 해석일 따름이다. 댓글2 보타니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1-06 5661
1904 일상 한국은 20위 일본은 22위 북한은..? 댓글2 ILOVEKORE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2-29 4460
1903 일상 테니스 치시는 분 댓글1 성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2-21 4887
1902 일상 박칼린, 임정희 - "아름다운 널" 댓글1 sunnyroa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2-11 4874
1901 일상 빨래줄 장타 만드는 체중 이동법칙 댓글2 esl1225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1-11 4652
1900 일상 현충사 은행나무길~ 댓글4 첨부파일 no마법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1-01 5383
1899 일상 뜻박의 행운? 댓글1 ELDORAD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0-23 4569
1898 감동 한국인의 급한 성격 Best 10 댓글3 CLASH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0-01 5370
1897 일상 오랜 벗에게 이별을 고하며 댓글12 첨부파일 no마법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9-25 5497
1896 감동 주위 선행하시는 분들 추천 부탁드립니다. - KBS-2TV <희망릴레… wolf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9-19 8958
1895 일상 우리의 정다운 이웃 "무궁화"사장님.. 댓글2 베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9-10 4636
1894 일상 인도웹 쉼터 없애주세요!!!! 댓글11 첨부파일 센티멘탈로피테쿠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9-03 6098
1893 일상 대낮에 본 "사이드 미러" 강도,, 댓글11 바랑개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8-21 7638
1892 일상 하루에 한걸음만 댓글4 필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8-10 5217
1891 일상 SBY 숨겨둔 딸이 있었나요??? 댓글1 가로세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8-02 5723
1890 감동 이스탄불을 아시나요?(5) 동그라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7-19 5644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