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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인협회 | 커피, 카페인의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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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롬복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11-25 16:48 조회608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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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카페인의 친구들

 

 

201110, 인도네시아 친구의 초청으로 롬복 섬으로 이주하게 되었다. 처음 와서 롬복의 현지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가 많았는데,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만나기보다는 집에 직접 찾아가서 보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안내를 받아 도착하면 앉자마자 바로 대접하는 음료가 커피다.

 

정작 커피를 마주하고 나면 깜짝 놀란다. 우선은 더운 나라인데도 늘 뜨거운 커피를 대접한다. 그리고 커피 맛은 어떨까 싶어 한 모금 넘기면 또 깜짝 놀라게 된다. 너무 달다. 사탕수수가 많은 지역이라 그런가? 마지막으로 맛도 조금은 이상하다. 커피라고는 하는데 커피라기보다는 미숫가루 맛이 나기도 하고, 또 어떤 집에서는 생강이나 계피 맛이 강하게 나는 것이 한국에서 마시던 커피와는 사뭇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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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탄santan이라고 하는 코코넛 밀크 

 

그러다 현지인 친구의 고향마을에 함께 가게 되었다. 낯선 섬에서 맞이하는 농촌 풍경은 또 어떨지 한껏 설레는 마음으로 라랑이라는 마을에 도착했다. 도로며 집들이 반듯하게 정리된 모습이 한국의 작은 단위 마을 같기도. 그리고 또 커피를 나오는데, 이번에는 볶은 콩 맛이 강하게 느껴졌다. 그리고는 친구가, 근처에 정말 시골 마을이 있다며 자신의 처갓집이 있는 꼬빵마을로 안내했다.

 

작은 저수지를 중심으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영락없는 시골마을, 들어서자 누룽지를 태우는 듯한 구수한 냄새가 먼저 낯선 방문객을 맞이했다. 한쪽에서 장작불을 넣어가며 커피를 볶고 있었던 것, 아니 정확하게 짚어내자면 쌀을 볶고 있었다. 그리고 옆에는 손질된 코코넛 속껍질(야자우유)과 커피 원두가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에서, 그동안 마셔왔던 커피 맛의 궁금증이 싹 풀렸다. 설핏 봐도 장작불에 놓인 팬에는 커피 원두보다 쌀이나 콩이 더 많았다.

 

인도네시아의 커피는 식민지배의 유산이다. 당시, 자바를 비롯해서 인도네시아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었던 네덜란드는 자카르타를 바타비아로 개명하고 그곳에 동인도회사를 설립, 말라카해협을 중심으로 한 해상 실크로드의 주도권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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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커피생산지를 확보하고 본격적으로 커피를 재배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습한 기후로 좀처럼 딱 맞은 품종을 고르지 못하다가 1877, 콩고가 원사지인 로부스타 종으로 대체하면서 커피 생산량이 비약적으로 증대하기 시작하였다. 또 지역마다 로부스타 종과 아라비카 종을 교접하면서 인도네시아 섬과 고산의 기후에 맞는 커피 종을 개발하고 재배하였다. 수마트라와 술라웨시의 고산지역에는 일부 아라비카 종이 재배되고 있으며, 좋은 품질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생산된 커피는 모두 유럽인들의 몫이었다. 농사를 짓는 현지인들에게는 커피를 가져간다거나 마시는 것 자체를 금지했기 때문에 그 맛을 알 수가 없었다. 유명한 사향고양이 커피, ‘루왁 커피도 이러한 배경에서 나오게 된 것이다.

 

2차 대전의 종전과 더불어 인도네시아도 긴 식민지배의 터널을 벗어나 독립을 맞이했다. 그리고 자립경제를 일구는데 커피 수출은 큰 역할을 하게 된다. 팔려나가고 남은 등외품의 커피들은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고, 누구나 즐기게 되었는데 커피의 카페인 성분이 여러가지 부작용으로 나타났다. 이 카페인의 부담을 어떻게 풀어낼까?

 

가장 흔한 쌀과 콩이 그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그리고 더 흔한 코코넛의 야자우유도 땅콩과 생강까지, 좋아하는 무엇이든 커피와 함께 볶아서 마시니 카페인의 부담이 확 줄게 되었다. 그래서 지역마다 커피의 맛이 모두 달랐던 것이다. 식민시대의 유산이 식민시대의 지혜가 되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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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빵 마을에서는 즐기는 커피는 커피와 쌀, 코코넛을 커피와 함께 볶은 후 밀가루 정도로 곱게 갈아 뜨거운 물과 설탕으로 간을 맞춘다. 잠시 커피 가루가 잔 아래로 가라앉기를 기다렸다 마시면 롬복의 가장 대중적인 커피롬복이 완성된다. 커피 볶는 향에 반해서일까? 어느새, 내가 나도 모르면서 당신을 사랑한다고 덜컥, 저수지 한 쪽에 주저앉아 지금까지 살고 있다.

 

이제 롬복커피의 정체를 알고 나니 더욱 자주 마시게 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서 공복의 상태에서 마시는 커피가 가장 맛나다. 고향의 한여름, 큰 대접에 미숫가루 풀어서 온 식구가 마시고 나면 속도 든든하고 더위도 좀 식혀지듯, 따끈한 롬복커피 한잔을 미숫가루 마시듯 입 안 가득 품는다. 고향의 허기를 달래며…….

 

 

 

from 롬복시인 김주명

wnaud0129@hanmail.net

댓글목록

응삼이님의 댓글

응삼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mobilewrite 인도네시아 커피 80프로는 로부스타 입니다..카페인이많아 위나 건강에 안좋습니다..아라비카 좋은것 드세요 인니식 침지는 아주 저급 커피를 강하게 볶어 아주미세히 갈아 커피 맛 자체가 사라진 것에  설탕 엄청 넣은  각성제 입니다...좋은 커피 드시고 싶음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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