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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인협회 | 커피, 9할은 농부의 맛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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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롬복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11-20 19:28 조회53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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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9할은 농부의 맛이죠!

 

 

 김주명

 

커피나무는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적도 부근의 해발 600미터에서 1,500미터정도의 습한 산지에서 자란다. 필자가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 롬복 섬에는 중앙에 해발 3,700미터의 린자니 산이 있고 그 북쪽 기슭의 고원지대에 커피를 재배하고 있다. 물론 지형과 강수량, 일조량에 따라 재배되는 해발 고도가 달라질 수 있으니, 딱히 어디가 최적지라 말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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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최대 생산국은 브라질이다. 그 다음으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이 넘버 투 자리를 서로 번갈아 차지하는데, 이는 자연적인 생산량 증가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어느 해인가? 인도네시아가 러시아로부터 전투기를 구매했다는데, 그 대금을 현물, 커피콩으로 지급했다고 하니 과연 커피생산 대국답다. 우리에겐 아직 인도네시아 커피가 생소하지만, ‘자바 커피라고 하면, ‘!’라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식민시대 자바 섬에서 생산한 커피를, 우리네 흑산도 홍어처럼, 유럽으로 운송하는 과정에서 자연 발효가 되어 독특한 풍미가 일품이라고 하니, 대체 어떤 맛일까?

 

그런데, 정작 시장에서 커피를 사면 원두의 상태를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다. 한눈에 봐도 등외품 정도로 보이는 ­반쯤은 썩거나 벌레가 먹기도­ 커피들이 주로 현지인들의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물론 가격도 싸다. 1Kg2, 3천 원 정도면 충분히 구입할 수 있다. 그리고 이미 브랜드화 된 커피는 대형마트나 전문매장에서 쉽게 볼 수가 있는데, 중량의 단위가 100g 단위로 판매되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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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 중부자바의 스마랑이라는 도시에서 뜻하지 않은 분을 만났다. 지인의 출판기념회 참석차 갔는데, 그곳에서 인도네시아 커피 전문가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한국의 주요 커피구매회사들이 요구하는 맛에 부합하는 원두를 찾아내서 회사를 대신해서 구매하고 공급하는 것이 그의 주된 일이다. 그 분의 말을 빌리자면, 좋은 맛을 내는 커피는 어디에도 있다. 그러나 브랜드에서 요구하는 충분한 양을 맞출 수 있느냐가 커피시장의 가장 큰 이슈라고 했다. 그래서 너무 좋은 맛도, 그렇다고 맛이 없는 커피는 아예 구매대상이 안되니, 그 평균의 맛과 공급량의 함수를 매년 저울질 하며 다닌다고 했다.

 

커피 맛의 9할은 농부의 맛이죠. 어떻게 재배하고 얼마나 정성을 들이느냐에 따라 달려있어요. 나머지는 자연의 조건이죠. 정말 좋은 커피를 재배하는 농민들도 잘 알아요. 하지만 그분들에게 죄송하게도, 내년에도 과연 이 맛을 유지 할 수가 있느냐가 문제죠. 이렇게 맛의 편차가 생기면, 브랜드 고유의 일정한 맛을 가진 회사에서는 당연히 구매를 꺼리게 되는 것이지요.”

 

! 커피 맛이 매년 농사지을 때 마다 달라질 수 있겠네. 과일도 매년 당도가 조금씩 다르니, 필자의 고향, 청도에도 감을 비롯해서 사과, 복숭이 유명하다. 어릴 때 기억에도 어떤 해는 사과가 맛있고, 어떤 해는 복숭이 더 맛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는 청도반시로 알려진 맛이 청도의 맛으로 자리 잡았으니, 커피 농사의 맛의 표준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가늠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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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과일을 즐기지 않는다. 어릴 때 많이 먹어서라기보다는, 어릴 때 먹은 과일들이 죄다 상처투성이거나, 벌레 먹은 것들이다 보니, 과일을 먹는다는 것이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커피라고 벌레의 공격을 피할 수 있을까? 오늘도 동네 아이들과 시장에서 사 온 커피콩을 선별하고 있다. 검게 변했거나 벌레 먹은 콩과, 새끼손톱보다 큰 콩들, 그리고 반쪽짜리 콩들을 골라내며 원산지의 맛을 미리 예감한다.

 

무더운 여름날, 대청에 놓인 복숭 한 쪽을 과감히 삼켰는데, 아직 반이나 남은 복숭에서 반밖에 남지 않은 몸뚱이로 꿈틀거리는 벌레가 문득 떠오르는 것이 고향의 맛인가? 커피콩을 좀 더 골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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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복시인 wnaud01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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