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나와있는 골프관련 서적의 종류는 실로 방대하다. 외국에서 수입하는 책을 포함하면 아마도 수백 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그 대부분 (아마도 95 % 이상)은 스윙에 관한 책으로 그 이론이 천차만별로 저자에 따라 주장하는 바가 다르다. 그렇지 않다면 그렇게 다양한 스윙에 관한 책이 출판될 이유도 없다.

또한, 스윙의 기본은 경기자의 신체적 조건(체격), 체력, 경기력 및 스윙 특성 등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적절히 조정되어야 무리가 없음에도 천편일률적으로 고정된 스윙 이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타이거 우즈의 스윙이 아무리 좋더라도, 무작정 모든 경기자가 이를 숙달할 수 없는데도 말이다.

골프 경기에서 스윙 스타일은 기술이기도 하지만 유행이기도 하다. 보비 존스의 스윙이, 잭 니클라우스나 아놀드 파머의 스윙과 다르고 더구나 타이거 우즈의 스윙과는 전혀 다르다.

그래도 모두 당대에 일반 경기자는 그들의 스윙을 따라 배우려고 열심이었다. 한편, 스윙은 유행이기도 하지만 개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잭 니클라우스의 오른 팔꿈치를 들어 올리는 역스윙(back swing), 짐 퓨릭의 이상한 8자 스윙, 아니카 소렌스탐의 간결하지만 미리 고개를 쳐들고 끝내는 스윙, 김미현의 몸이 휘청거릴 정도의 오버 스윙, 폴라 크리머의 허리에 큰 무리를 줄 듯한 빠르고 강한 스윙 등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선수는 나름대로 개성 있는 스윙을 구사하고 있다. 
 
준비자세(address)에서 양발에 무게 배분은 어떻게 하고 공은 어느 위치에 놓고 하체와 무릎, 상체와 허리는 얼마나 구부리나? 역스윙에서 손목과 어깨가 클럽의 회전을 어떻게 유도하고 가슴, 엉덩이, 그리고 무릎은 표적(target) 방향에 대해 얼마를 돌아야 하고 상체가 몇 도 돌아갈 때 하체는 상체 회전의 몇 분의 몇만큼 돌아야 하고, 이때 한쪽 발뒤꿈치는 들지 말아야 하는데 다른 발뒤꿈치는 얼마큼 들어야 하나? 내리스윙(down swing)에서 손목잠금(wrist-cocking)은 몇 도로 언제까지 유지해야 하고 푸는 시점은 언제가 좋고 왼쪽 옆구리는 벽을 친 것처럼 버텨 주어야 한다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나? 또 무게중심 이동은 어떻게 하고 샤프트의 손잡이 끝이 가리키는 방향은 어딘가? 끝내기스윙(follow-through)에서 가슴이 얼마큼 표적을 향해야 하며, 왼발과 오른발의 위치는 어떻게 되어야 하고 두 손과 팔은 어떻게 움직여야 하나?

불행하게도 이런 식의 스윙 레슨은 끝이 없다. 문제는 이런 스윙 레슨에 정작 스윙을 배워야 하는 경기자의 성별이나 나이는 물론이고, 체격, 체력이나 경기력에 대한 배려가 없는 때가 많다. 각 경기자에게 가장 적절한 스윙은 각자의 체격, 체력 및 경기력과 아울러 유행과 개성에 따라 선택할 문제인데도 말이다. 이왕이면 자기 몸에 맞는 자기 취향의 스윙이 ‘효율성과 반복성이 높고 간결한 스윙’이라면 생명력이 더 있지 않을까?

스윙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결국은 공이 원하는 탄도 특성을 갖도록 하기 위한 일련의 예비 동작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5/10000초의 극히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나는 타면과 공의 충돌 조건을 제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짧은 충돌 시간에 같은 충돌 조건을 줄 수 있는   2~3초 동안 진행되는 스윙 스타일이 이론적으로는 무한대라는 점이다. 거꾸로 얘기하면 스윙 스타일이 어떻든지 짧은 충돌 시간 동안에 일어나는 충돌 조건이 같다면 탄도 특성이 같게 된다는 이치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러 가지 변수에 의해서 스윙 스타일에 예기치 않은 변동이 있게 되면 곧바로 충돌 조건에 영향을 주어 탄도 특성에도 변화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가장 안정된 스윙은 그 변동에도 충돌 조건이 크게 변하지 않는 방법으로 이 또한 무한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이를 공학 용어로 충돌 조건에 강건한 스윙법이라고 한다.

그러면 어떤 스윙법이 충돌 조건에 가장 강건한가? 이를 해석적으로 규명하는 것은 어려울지 몰라도 경기자 각자의 체력에 무리가 가지 않는 가장 자연스러운 스윙이라는 데에는 이의가 있을 수 없다.

어느 경기자든지 날씨 등 주변 상황과 건강 및 심리 상태에 따라서 평소 잘 가꾸어 놓은 스윙 스타일이 크게 흐트러질 수가 있으며 이런 때 당연히 충돌 조건도 크게 바뀌게 되어 평소의 탄도 특성에 원치 않는 변화가 생기게 된다. 이때 만약 이 탄도 특성의 변화를 감지하고 진단하여 스윙을 교정할 수 있으려면 충돌 조건과 탄도 특성의 역학적 관계를 알아야 한다. 즉 골프 역학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하고 이를 활용하여 스윙을 적절히 교정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방법을 역학 골프라고 한다.

타이거 우즈는 스윙 스타일을 바꾸고도 세 번이나 메이저 대회 우승을 이루었다고 한다. 역스윙 끝에서 타면이 약간 닫힌 상태로 표적선을 가로지르고, 내리스윙 중간에는 가파른 궤도를 그리는 스윙 스타일로 1997년 Masters를 우승하였고, 타면 정렬이 된 상태에서 전통적인 스윙 평면을 이루는 스윙 스타일로 2000년 U. S. Open을 우승하였고, 역스윙 도중에 클럽의 턱이 약간 들리도록(flat lie) 하여 클럽이 표적선의 우측을 향하도록 하는 스윙 스타일로 2005년에 두 차례의 메이저 우승을 거머쥐었다고 한다.¹  이 이야기가 시사하는 바는 타이거 우즈도 때로는 스윙 스타일을 바꾸었지만 공의 탄도를 결정짓는 스윙 동역학 특히 타구 순간의 충돌 역학적 특성은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