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감정이 스포츠 스타들의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아무래도 부정적인 면이 더 크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사랑에 빠져 연인에게 마음을 빼앗기면 연습에 소홀할 수밖에 없고 집중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공개 연애를 하고 있는 골프의 로리 맥길로이와 테니스의 캐롤라인 워즈니아키의 경우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둘은 각자 세계랭킹 1위 자리에 올랐다가 연애 감정이 깊어지며 현재 동반부진에 빠져 있다. 맥길로이는 최근 출전한 6개 대회중 4개 대회에서 컷오프됐으며 세계랭킹은 2위로 떨어졌다, 워즈니아키 역시 프랑스오픈에선 3회전, 윔블던에선 1회전에서 탈락하며 세계랭킹이 8위까지 밀려나 있다.

둘의 연애 감정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준 게 지난 5월이다. 당시 맥길로이는 유러피언투어 BMW PGA챔피언십에 출전했는데 형편없는 플레이로 예선탈락했다. 이틀간 9오버파를 치며 130위권에 머물렀다. 그의 마음은 연인 워즈니아키가 경기중인 프랑스오픈 대회장에 가 있었다. 맥길로이는 후일 "런던 인근 웬트워스 골프장에서 경기하면서도 내 마음의 반은 프랑스 파리에 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둘은 2011년 5월 처음 만났다. 첫 눈에 워즈니아키의 매력에 빠진 맥길로이는 6년간 사귀던 애인 홀리 스위니를 걷어차고 새로운 데이트를 시작했다. 이후 둘은 세계 여러 곳을 함께 다니며 데이트를 즐겼다. 맥길로이는 특히 지난 3월엔 마스터스를 앞두고 뉴욕으로 날아가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워즈니아키의 경기를 관전하고 마리아 샤라포바와 즉석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세계랭킹 1위인 루크 도널드는 맥길로이의 이런 모습에 대해 관대한 편이다. 그는 "나도 스물세살 때 매력적인 여자친구를 사귄 적이 있다. 그 때는 연애하느라 연습을 등한시한 적이 있다. 누구도 맥길로이를 나무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도널드의 말처럼 연애 감정이 경기력에 지장을 준 경우는 많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강타자 맷 캠프는 가수 리한나와 연애하면서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리한나를 만나기 전 타율은 0.297. 그러나 연애를 하면서 타율은 0.249로 떨어졌다. 코칭 스태프의 질책을 받으면서도 데이트를 계속하던 캠프는 결국 리한나와 헤어진 후 타율을 0.324까지 끌어 올리며 재기했다.

테니스 스타 안드레 아가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영화배우 브룩 실즈를 만나기 전 메이저 대회에서 3승을 거둔 아가시는 그러나 실즈와의 염문설이 나오면서 메이저 무관에 세계랭킹은 141위까지 곤두박질쳤다. 아가시는 그러나 실즈와 헤어진 후 메이저 대회에서 2승을 거두며 세계랭킹 1위 자리에 복귀했다. 그럼 그라프에게서는 연애감정이 없었나?........

맥길로이는 이번 주 브리티시오픈 출전을 위해 잉글랜드 랭커셔의 로열 리덤 & 세인트 앤스 골프클럽에 머물고 있다. 연인 워즈니아키는 런던 올림픽 출전을 위해 덴마크 집에 머물며 훈련중이다. 구설수를 차단하기 위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다. 둘은 성적 부진이 계속되면 부정적인 기사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란 걸 잘 알고 있다. 디 오픈과 런던 올림픽에서 '워즈로이(Wozzilroy) 커플'이 어떤 성적을 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