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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할 수 있다. 34살에 처음 라켓을 잡은 장영숙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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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1-09-17 12:56 조회10,6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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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따라가려면 저흰 멀었어요”. “남자들도 언니 공을 두려워해요”. 테니스 동호인들이 장영숙(50)씨를 두고 하는 말이다. 16년 구력에 이미 크고 작은 전국대회만 100여 차례 입상한 그는 생활체육 테니스의 ‘여자 지존’으로 통한다. 하지만 “나보다 잘 하는 사람이 많다”며 손사래를 치는 겸손함이야말로 그의 가장 큰 무기. 수준급 선수들이 겨루는 국화부에서도 상위 다섯 손가락에 드는 뛰어난 실력파다.
◇전국대회 100여차례 입상한 고수

장영숙씨가 처음 테니스를 잡은 건 16년 전. 자녀들(1남2녀)이 모두 학교에 입학 한 뒤. 시간이 생기면서 남편을 따라 테니스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테니스 코트에서 구경을 했는데. ‘아. 이거구나!’ 싶었죠. 스트레스도 풀고. 좀 더 재미있는 일상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어요”라는 느낌이 테니스와 인연을 맺는 계기가 됐다. 남편이 파트너가 돼서 함께 운동을 했는데. 처음엔 남편이 더 잘했지만 어느 날 장씨가 남편을 이겼다. 남편보다 더 열심히 하루 1~2시간 씩 꾸준하게 친 결과였다. 그는 “내가 자꾸 이기니까 남편이 자존심이 상했던지 더 이상 저랑은 안치려고 하더군요. 이젠 골프를 해서 자주 같이는 못 쳐요”라며 웃는다. 그래도 예나 지금이나 남편은 장씨의 든든한 후원자. 대회가 있을 때면 늘 응원을 나와 주위의 부러움을 산다.

◇드라이브 발리 한 방이면 남자도 꼼짝 못 해

다른 사람들보다 라켓면에 두텁게 공을 밀어 안정된 스트로크를 구사하는 장씨는 포핸드와 드라이브 발리가 특기. 장씨가 소속된 서울 대방동 용마테니스코트에서 뛰고 있는 목요클럽회원들은 “한 방 걸리기라도 하면 구석구석 힘차게 밀어 넣기 때문에 그 공 앞에서는 모두 망부석이 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클럽의 김미애 회원은 “언니의 엎어치기 발리는 최고야 정말. 남자 회원들도 돌덩어리처럼 굳어 버린다니까~”라며 신이나 칭찬을 한다. 그런 동료들의 칭찬에 장씨는 “기본자세가 조금 엉성한 편인데도 그걸 좋게 말씀해 주는 것 같아요. 주변 분들은 변칙 플레이가 제 특기라고 해요. 정형화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우친 플레이라서 상대가 예측하기 어렵다나요”라며 웃었다.

◇라켓만 잡으면 아픈 몸이 쌩쌩

여자부는 초보자가 참가하는 개나리부와 개나리부에서 우승해야 자격이 주어지는 국화부로 나뉘는데. 장씨는 국화부에서도 적수가 거의 없는 고수로 통한다. 지난해 동호인대회 중 가장 큰 규모인 휠라배 등에서 9차례나 우승했다. 동호인대회는 보통 하루 동안 펼쳐지기 때문에 한 번 출전해서 우승까지 하려면 보통 6~7번은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이만저만 아니다. 버거울 수밖에 없는 일정이다. 하지만 대회가 끝날 때면 이젠 그만 해야지 했던 마음은 사라지고 발길은 어느새 테니스 코트로 향한단다. “테니스는 마약 같아요. 몸이 찌뿌드드해도 코트에만 들어오면. 금세 싹 잊고 치고 있죠”라고 말하는 장씨는 그래서  테니스를 칠 수 없는 비 오는 날이 제일 싫다.
지난해 가장 큰 대회중 하나인 기아자동차배 대회 우승으로 호주오픈 참관 티켓을 따내 올해 호주를 다녀오기도 했다. 장씨는 “대회 우승하면 딸내미들이 엄마 최고라고 해주는 것도 뿌듯하고. 특히 좋은 사람들 만나서 즐거운 시간 보낼 수 있다는 게 제일 좋아요. 테니스 라켓은 평범한 주부인 저를 최고로 만들어주는 요술방망이에요”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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