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오픈 테니스 여자단식 우승자인 '황색돌풍' 리나(29.세계 6위.중국)가 윔블던에서 첫 이변의 희생양이 됐습니다. 제가 이번 윔블던 대회 우승자는 리나가 아닌 샤라포바라고 했지만, 좀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습니다.

리나는 24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테니스 메이저대회인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2회전에서 세계랭킹 62위 자비네 리지키(22·독일)에게 1-2(6-3 4-6 6-8)로 패배했습니다.

올해 호주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리나는 프랑스오픈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테니스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 윔블던 호성적의 기대를 높였으나 뜻밖의 상대에게 일격을 당해 일찌감치 짐을 쌌습니다. 정말 짐을 후다닥 싸서 나가버리더군요.
리나의 패배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였습니다. 리나는 올해 호주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프랑스 오픈에서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정상에 오르는 등 거의 무적행진을 이어왔기 때문입니다.

이날 경기전까지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 15번 경기를 치러 단 1번 밖에 패하지 않았습니다.

1세트는 리나가 6-3으로 손쉽게 따냈습니다. 하지만 2세트를 4-6으로 내준 뒤 마지막 3세트에서 치열한 접전끝에 6-8로 패해 결국 탈락의 쓴맛을 보고 말았습니다. 2세트에서는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이 많아서 리나가 비디오 판정 신청해서 판정이 번복이 되기도 했습니다.

케스터의 해설도 좀 그랬고, 2세트에서 리지키의 절묘한 로브가 몇개 들어가자  What a wonderful lob!!!을 연발하더군요..

마지막 세트에서는 두 번이나 매치포인트 기회를 잡았지만 모두 브레이크 당해 더욱 아쉬움이 컸습니다.

사실 리나로선 초반에 리지츠키를 만난 것이 불운이기도 했습니다. 리지츠키는 지난 시즌 발목 부상으로 대회에 많이 출전하지 못해 세계랭킹이 62위까지 떨어졌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잔디코트에서는 최근 13차례 경기 가운데 12번이나 이겼을 만큼 강한 면모를 자랑합니다. 지난 2009년 윔블던 대회에서는 8강까지 오른 적도 있다.

1세트를 가볍게 따냈던 리나는 2세트부터 리지키의 파워를 당해내지 못했습니다. 리지키는 최고 시속 200km에 달하는 강서브를 앞세워 무려 17개의 서브에이스를 따냈습니다.

리나는 3세트에서 게임스코어 5-3으로 앞서가며 승리를 눈 앞에 뒀으나 리지키에게 서브에이스 두 개를 헌납하며 흔들리더니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리나는 "리지키의 서브가 대단했다. 여자가 치기 불가능한 서브였다"고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2009년 윔블던에서 8강에 오른 것이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인 리지키는 또 다시 잔디코트 위에서 좋은 기억을 남겼습니다. 리지키는 "좋은 서브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잘 써먹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영리하게 서브를 했다고 생각한다. 서브가 오늘 승리에 큰 도움을 줬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함께 여자 단식 2회전에 올랐던 중국 선수 정제(28)도 2회전에서 탈락했다. 세계랭킹 84위 정제는 여자 단식 2회전에서 세계랭킹 133위 미사키 도이(20·일본)에게 0-2(3-6 1-6)로 완패했습니다.

리나와 정제는 나란히 2회전을 통과하면 3회전에서 맞대결을 펼칠 수 있었지만 모두 탈락하면서 중국 선수끼리의 진검승부는 불발됐습니다.